공정한 디딤돌
공정한 디딤돌
  • 경남일보
  • 승인 2018.11.1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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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남(시인, 논술강사)
정진남

담장 너머에 야구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키가 큰 사람과 작은 사람 모두 야구 경기를 잘 볼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디딤돌을 놓아야 한다. 모두 똑같은 높이의 디딤돌이 아니라 모두 잘 보이는 높이여야 한다. 그러려면 작은 사람이 딛고 있는 디딤돌의 높이가 더 높게 되는 것이다. 모두 공정하게 경기를 잘 볼 수 있는 공정한 사회는 이렇다.

김홍미리(페미니스트 모먼트 저자)여성주의 연구 활동가의 ‘성평등과 페미니즘’강의 때 나온 내용이다. 진주여성민우회는 지난 달, 여섯 차례에 걸쳐 성평등 강사양성 교육을 하였다.

강의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성소수자와 우리사회(한채윤, 비온뒤 무지개 재단 상임이사), 학교 안의 성평등 교육 현황(장일호,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해 저자), 장애와 성평등(장명숙, 부산 성·가족 통합상담소 소장), 청소년 인권(청소년 인권단체 아수나로 학생들), 성평등과 페미니즘(김홍미리, 페미니스트 모먼트 저자), 성평등 교육과 나(강문순, 일본 성노예 피해자 진주기림사업회 대표).

모든 강의의 주제는, 우리 사회를 구성하며 엄연히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보다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의 문제이다. 여자라는 이유로, 어리다는 이유로 그 밖의 다양한 이유로 부당하고 불편한 삶을 살고 있다면 개선돼야한다.

성소수자와 우리 사회를 강연한 한채윤씨는 고단해 보였다. 우리사회는 성소수자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를 갖고 있는데, 그 이면에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깔려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자신이 가진 혐오를 인정하고 직시할 때 문제는 해결되기 시작한다.

청소년 인권단체 ‘아수나로’의 청소년 활동가들이 지적한 사회 문제 중 가장 기억나는 점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반말을 하는 어른들의 문화이다. 이들은 어른들이 좋은 어른이 되려고 하는 것보다 말을 안 끊고 끝까지 들어주는 똑같은 사람이 되어주길 바란다. 다른 상황의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어른들에게 바라는 점은 결코 어려운 부탁이 아닌 것이다.

전국의 꽃밭에 단 한 종류의 꽃만 심어져 있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다행히도 사람들과 꽃들은 다채롭기 그지없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생산하며 세상을 변화 발전시킨다. 여기에 이해와 존중, 응원의 마음이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정진남(시인, 논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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