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KAI에 걱정, 기우이길
[현장칼럼]KAI에 걱정, 기우이길
  • 문병기
  • 승인 2018.11.1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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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기자(사천취재부장)
문병기기자
요즘 사천지역 최대 화두는 단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다. 삼삼오오 모였다하면 너나 할 것 없이 KAI와 사천의 앞날을 걱정한다. ‘대형사업 수주실패 등 연이은 악재로 문 닫는 것 아니냐’는 사람부터 ‘KAI가 무너지면 덩달아 사천의 미래도 없다’며 다들 근심이 한가득이다. 사천시민들의 때아닌 걱정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 같았던 KAI는 지난해부터 가시밭길이다. 방산비리혐의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를 받으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사장이 구속되고 비리집단(?)으로 몰리면서 신뢰도는 추락했다. 잘나가던 항공기 수출은 제동이 걸렸고 생산라인도 멈춰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 공군 고등훈련기교체사업(APT)마저 실패로 돌아가면서 더 이상 희망은 없어보였다.

겉만 보면 총체적 난국이요 성장동력마저 끊어진 불확실한 미래로 보여진다. 그러다보니 시민들의 눈에 비춰지는 KAI는 ‘풍전등화’나 다를게 없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당사자인 KAI는 지금의 현실이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 눈치다. 지금껏 하루하루를 전쟁처럼 살아왔고,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에 왔는데 무엇이 두렵겠느냐는 식이다. 모든게 순조로웠다면 조금은 편하게 빨리 갈 수 있었겠지만, 천천히 돌아서 갈뿐 목표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는 듯하다.

그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는 걸까? KAI는 최근 연이은 악재를 털어낼 호재들이 잇따라 생기고 있다. 최대 항공기 수출국중 하나인 인도네시아와 KT-1B 3대 등 1000억 원대 계약을 체결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인도네시아는 2001년부터 KT-1 17대와 T-50i 16대를 구매한 나라이다. 이런 나라가 또다시 수출계약을 진행했다는 것은 그만큼 KAI를 신뢰한다는 것으로 타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스페인 수송기 몇대를 구매하고 KAI가 만든 KT-1 30여 대와 T-50 20여 대를 교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KAI가 유럽에 항공기를 수출하는 날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희소식은 또 있다.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 직후 운항이 전면 중단됐던 육군 기동헬기 ‘수리온’이 단계적으로 비행을 재개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부실논란에 휩싸이며 생산마저 중단됐던 수리온이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KAI는 견고한 ‘펀더멘탈’로 미래 성장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완제기 수출은 다소 부진하지만 민항기 기체구조물 수출 증가로 올해 수주목표인 2조70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주잔고 또한 19조 원에 달해 물량확보도 넉넉한 편이다. 또한 골머리를 앓던 해외사업의 장기미수금 2억3000만불도 입금돼 자금유동성도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지금 KAI가 처한 현실은 위기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위기속에서도 희망의 싹은 움트고 있으며 꽃피고 열매 맺을 날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KAI는 이미 작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가 아니라, 튼튼한 뿌리를 내린 거목으로 성장했다. 모두의 걱정이 한낱 기우였음을 KAI 스스로 증명해 보일 그날까지 조용히 지켜보는 것도 성숙한 시민의 자세이다.

문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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