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일어선 삶, 희망을 쓴다
스스로 일어선 삶, 희망을 쓴다
  • 임명진
  • 승인 2018.11.20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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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지역자활센터 ‘자활, 지역사회 가치를 말하다’
 

너도나도 어렵다고 아우성을 외쳐대는 요즘 ‘자활가족에게는 자신감을, 지역에는 희망’을 전해주는 자활인들의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경남과학기술대학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21일 열린 ‘진주지역자활센터, 지역사회 가치를 말하다’는 올해로 3회째를 맞아 한껏 달라진 모습으로 선을 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근거한 수급자와 자활참여자, 요양보호사, 지역주민 등의 자활가족 2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지난 한 해 동안 진주지역자활센터가 한 일자리 창출, 요양서비스, 자활근로 등 각종 사업 등을 소개하는 한편 지역민과 함께 하는 부대행사를 통해 자활을 알리고 소개하는 무대가 됐다.

자활이란 자기 스스로 살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경제가 어려우면 가장 먼저 피부로 느끼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가뜩이나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이 더욱 큰 타격을 입는다. 자활의 시작은 그들에게 내일의 향한 삶의 의지와 희망을 복돋우는 일이다.

자활센터는 보건복지부의 지정을 받아 근로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고 근로기회를 제공하는 일종의 사회복지기관이다.

주된 사업은 자활근로사업과 자활기업 운영 등을 포함하는 일자리창출 사업, 장애인활동지원과 노인돌봄과 가사간병방문지원 등의 장기요양 제공 사업 등이 있다.

자활근로사업의 참여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으로 한정돼 있다. 이들의 근로능력을 키워 향후 창업이나 취업으로 연결해 탈수급에 도달하는게 사업의 주된 목표다.

진주지역자활센터의 경우 자활에 참여하는 연령대는 20대에서 60대 이상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대가 포진해 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50~60대가 가장 많지만 최근에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20대와 30대, 청년층의 비중이 부쩍 늘고 있다.

청년층의 경우 대부분 가정이 저소득층인 가구인 경우가 많다.

취업 등 경제적인 자립을 하려고 하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경기가 그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높은 사회의 벽을 넘지 못하거나 정서적, 심리적으로 아픔이 있는 청년들이 많다.

김소형 진주지역자활센터장은 “센터를 찾는 청년세대가 늘어나는 건 아무래도 사회전체의 영향이 있다. 청년일자리가 부족하지만 특히 더 어려운 청년들이 센터에 온다고 보면 된다. 센터에서 회복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기술교육이나 창업, 취업교육을 받으며 다시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해 이곳에서 자활에 참여하는 인원은 대략 90여 명 안팎. 모든 사람이 자활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삶에 대한 의지와 노력을 하는 자만이 ‘자립’이란 두 글자를 움켜쥐게 된다.

진주자활센터는 현재 6개의 자활기업을 운영하며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는 ‘나눔택배'와 ‘늘봄’이라는 자활기업에 4명이 참여하고 있다. 자원재활용과 허브재배, 천연염색 등을 만드는 기업도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

일반 직장에 취업한 이들까지 고려하면 참여인원은 더욱 늘어난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청소업무를 하던 자활기업이 정규직화되면서 35명이 정규직으로 새출발을 하게 됐다.

김 센터장은 “최종목표는 자립이다. 창업이나 취업이나, 스스로 일어서겠다는 강한 자립의식을 가질수 만 있다면 소기의 목표는 달성하게 된다. 연간 센터에서 자립해 나가는 인원은 5~6명이며 지금까지 누적인원은 100여 명이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삶에 대한 의지와 용기를 불어넣는 일이다. 그 일은 지역사회 모두의 공동의 역할이자 책임이다.

진주지역자활센터는 이날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며 자활의 참의미를 지역사회에 되새기는 일에 주력했다.

행사는 3가지 주제로 나눠 진행됐다.

1주제 ‘자활, 작은 사람들의 꿈을 이야기하다’
꿈을 배경으로 한 어려운 이웃들의 속사정을 들어보는 시간이다. 시와 수필, 사진, 그림 등 4가지 부문으로 나눠 자활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수 있는 시간이 됐다.

2주제, ‘자활, 지역사회의 가치를 디자인하다’
자활과 지역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한 토크쇼가 펼쳐졌다. 자활에 힘을 보태는 지역인사와 주민 등 100여 명이 자리를 함께해 참여주민, 이용자 간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됐다.

3주제, ‘자활, 지역사회에 희망을 선물하다’
지역사회에 나눔의 가치를 공유하는 시간이다. 아름다운 가게 진주 평안점에서 주택관리공단 직원들의 물품기증과 이를 판매해 거둔 수익금은 다시 자활에 참여하는 이웃에 보태 쓰여지게 된다.

이날 참여자들은 자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며 내일의 희망에 부풀었다.

이번 행사를 앞두고 그들이 직접 쓴 시와 수필, 그림 등에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엿볼수 있었다.

영예의 최우수상은 결혼이주여성 조안나(39)씨가 쓴 수필이 차지했다.

지난 2016년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지만 불편한 몸에도 10살 아들을 위해 삶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안나씨는 “최우수상을 수상해 너무 기쁘고 놀랐다. 주변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우수상은 강정화씨가 쓴 ‘인연’. 장려상은 조충래씨의 ‘내일’이 선정됐다. 특별상은 자신을 간병해 주는 요양보호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다 좋다’라는 시를 쓴 이정순씨가 차지했다.

김소형 센터장은 “출품작들 마다 자활에 대한 참여자들의 의지와 내일을 향한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외로움 보다는 '함께' 희망이라는 감정이 물씬 느껴졌다”고 총평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최우수상/하나님께서는 자활센터를 제 구세주로 사용하셨습니다 (조안나)

저는 39살 필리핀에서 온 조안나 입니다. 저는 아들 하나를 둔 한부모 가장입니다.
저의 아들은 9살입니다. 저에게는 이 센터가 구세주와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도움을 주시기 위해 이 센터를 사용하셨습니다. 이 센터에서 저는 행복과 안정을 찾았습니다. 저는 이 센터에서 저의 가족을 찾았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과 위로와 이해, 배려를 느낍니다. 많은 도움이 저에게는 됩니다.

2016년 뇌출혈로 수술 후 저는 저와 저의 아들이 걱정됩니다. 한부모 가장이 된다는 것은 저에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저는 여기서 외국인입니다. 몇몇 사람들이 제가 일을 하는지 묻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기 부끄럽고 힘듭니다. 저는 그 질문들에 어떻게 대답할지 모릅니다. 저의 아들도 저의 직업에 대해 사람들이 묻기 때문에 어떻게 답할지 몰라 매번 힘들어 합니다.

저는 일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아픈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고 정부나 국가 기관의 도움을 받는데 저는 그런 도움을 원한다고 대답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의 건강 상태는 정말 일을 하지 못할 정도로 나쁩니다. 뇌수술을 받은 뒤로 저는 힘든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저의 건강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그것 때문에 제가 다니는 교회 분들이 저에게 자활센터를 알려주셨고 저는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 센터에서 복지사와 처음 상담할 때 저는 한국어를 잘하지 못해 겁나고 두려웠습니다. 다행히도 복지사 분이 저를 이해해 주셨습니다. 그 분은 박모 팀장님입니다. 박팀장님께서 마지막 상담을 하면서 제 손을 잡아 주셨을 때 팀장님은 친절하시고, 저를 존중해주시고, 생각해주시고, 믿어주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시작할 수 있다고 팀장님께서 말씀해주신 그 날 저는 정말 기뻤습니다.

처음에는 개인적인 저의 삶에 대한 질문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그 질문 중 일부는 이 센터에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묻는 것이었습니다. 왜 저 같은 외국인을 이 센터는 받아들이는 것이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가? 의심을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저는 슬프고 답답하고 불안합니다. 저는 제 편에서 설명하는 방법을 모릅니다. 처음 자활센터 동료들은 다른 시선에서 저를 보고 계셨습니다. 저는 그 분들을 설득하려 노력했습니다. 아마도 그 분들은 제가 왜 여기 있는지 아직 알지 못하실 겁니다. 다행히도 센터 복지사 한 분께서 저의 사정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그때부터 그 분들은 저를 이해해주셨고 전부 좋게 대해 주었습니다. 제가 피를 토했을 때 김모 팀장님께서 저를 병원으로 데려다주셨습니다. 저희 집으로 오셔서 저를 병원에 직접 데리고 가셨습니다. 팀장님께서 제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병원에 갔다가 팀장님께서 집에도 데려다 주셨고 푹 쉬라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저한테 해주신 일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쉬는 시간에 쓰러졌을 때 모두들 저를 걱정해주셨습니다. 모두들 팀장님을 기다리면서 저를 돌봐주시느라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강모 팀장님은 저를 데리고 병원에 가셨고 병원에서 집으로도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그 분들을 가족으로 가지고 있어서 정말 축복받은 것 같습니다. 솔직히 필리핀에 있는 우리 가족이 정말 그립지만 여러분들 때문에 제 가족이 여기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분들은 항상 저에게 건강을 챙기라며 신경써주고 제 아들을 잘 돌보도록 가르쳐주십니다. 저는 한국어가 너무 서툴러서 너무 많이 울었던 때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화장실에 가서 크게 울기도 하고 제 자신을 자책하며 제가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저는 화장실에서 나와 다시 사업단으로 갔고 사람들은 제가 왜 울고 있었는지 물어봤습니다.

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고 그냥 집으로 빨리 걸었습니다. 그들이 저에게 전화를 했지만 저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다음 날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일하러 갔습니다. 모두들 저에게 왜 기분이 안 좋았냐고 물었고 제가 한국어를 잘 못해서 기분이 너무 안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분들도 한국인이지만 한국말을 이해하는데 어려운적이 있다며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 분들이 해주신 말씀 때문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 어깨를 가볍게 다독여 주시며 긴장 풀라고 하신 말씀과 간단한 위로로 인해 너무 기분 좋았습니다.

그리고 몇몇 분들은 바쁘지 않으실 때 제가 기본적인 한국어 표현을 배우도록 도와주셨습니다. 그분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저를 위해 해주시는 걱정을 느낄 수 있었고 그분들은 제가 한국어를 배우기를 정말 원하셨습니다. 저도 가끔은 많이 얘기하고 싶었지만 제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분들이 저를 이해하실 수 있도록 몸짓을 할 뿐이었습니다.

저는 그분들이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셔서 너무 기쁩니다. 제 주변에 이렇게 좋은 분들을 주셔서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저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록 많은 돈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이렇게 좋은 분들이 저와 함께 있기 때문에 부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업단 첫 번째 반장님이 마치 아버지 같았기 때문에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반장님이 돌아가셨을 때 저는 너무 슬펐습니다. 반장님이 병원으로 가시기 전에 저에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저는 아직도 반장님께서 저에게 베풀어주신 친절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 센터에는 좋은 추억이 많습니다.

저는 또한 저의 잘하지 못하는 한국어 때문에 소통하는데 문제가 있으며 스트레스 받는 것을 알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고 저를 이해 해주는데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저는 또한 그분들을 이해하는데 최선을 다해 노력했습니다. 이런 환경이 더욱 저를 일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빨리 아픔을 회복하게 하고, 긴 아픔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그러나 저는 너무 슬펐습니다. 저에게 분노가 아닌 사랑으로 직업기술을 가르쳐 주시고 훈련시켜주셨고, 저에게 잘 대해주셨던 여러 분들이 자활참여 기간 만료로 사업 참여 종료가 되었습니다.

그분들은 언제나 저와 저의 아들에 대해 염려해주셨습니다.

저는 인격은 매우 약하고 감정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분들이 그분들의 마지막 근무일이라고 제게 말씀하셨을 때, 저는 심지어 집에 돌아가서 까지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여쭈어 보려고 마음속으로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분은 잠깐이나마 저에게 선한 분들이 저의 곁에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저의 친구들은 나를 위로했습니다.

그녀는 “이게 우리의 삶이야”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오고 가는 것에 대해서, 당신의 삶에 있어서 모든 사람들은 그곳에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당신을 가르치고, 사랑하고 또는 당신과 함께 삶을 경험하기 위해서라고 몇몇 사람들은 적은 월급인데 왜 여기서 일하냐고 물으면, 저는 그들에게 나의 삶을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말합니다.

저는 여전히 아들의 몫을 위해 더 잘 살기를 원합니다. 이 자활센터가 저의 구세주인 이유입니다.

자활센터와 일하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자활센터의 성공과 축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박미숙)

 
다좋다-이정순(특별상)


진주지역자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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