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서민경제 돌봐야할 때
지금부터 서민경제 돌봐야할 때
  • 경남일보
  • 승인 2018.11.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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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에서 건설구조물과 전선 등을 훔치는 사례가 많다. 거창경찰서는 지난 10월부터 창녕지역 공사장을 돌며 10차례에 걸쳐 전선 1000kg을 훔친 30대 2명을 검거했다. 전선 안에 구리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이다. 마산에서는 심야시간대 건설현장에서 수천만원상당의 철제구조물을 훔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현금이 아닌 무겁고 부피가 큰 남의 물건을 훔치는 방식으로 대부분 생활비마련을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공통점이 있다. IMF때 전선이나 교량의 구리명판을 훔쳐가는 일이 기승을 부렸던 것과 유사하다. 범죄행위지만 민생경제가 어려워졌다는 방증이기도하다.
 
소득주도성장정책은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 등 일자리를 축소시켰고 고등교육법 일부개정안 이른바 ‘강사법’은 대학의 시간강사 구조조정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도 임금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해 일부 반발이 있고, 연장선에서 준비 중인 탄련근로제도 논란이다. 다양한 정책에도 청년실업은 백약이 무효, 바닥을 치고 있다. 이를테면 서민들의 고용과 소득, 모두를 성장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20대, 영남, 자영업자를 일컫는 ‘이영자현상’이라는 용어는 자조 섞인 힐난이다.

통계청의 가계 동향조사 결과 상·하위 계층 간 불평등 수준이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행·선행지수도 외환·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발표한 9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6으로 전월 대비 6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의 98.5과 비슷하다. 미래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수는 99.2로 이 역시 금융위기 99.1과 닮았다. 우리의 경제주요 경기지표 바늘이 과거 두 차례 외환·금융위기 때를 가리키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아직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홍남기 기재부장관 후보자는 최근 현 경기 상황이 침체나 위기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방어논리가 있겠지만, 상황 파악을 잘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민생경제에 눈을 돌려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보살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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