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선동열과 반성교육
[교단에서] 선동열과 반성교육
  • 경남일보
  • 승인 2018.11.2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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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준(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우리가 공자를 성인이라 부르며 존경하는 이유는 너무나 단순한, 겸손과 자기반성의 실천에 있다. 겸손은 ‘술이부작(述而不作)’ 즉 ‘글을 서술은 하되 짓지는 않는다’에서, 자기반성의 실천은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주저하지 말라’에서 알 수 있다. 너무나 상식적인 것을 우리는 알고 있으면서 실천하지 못하고 공자께서는 실천했다는 차이가 있다.

근자의 우리사회엔 가짜뉴스가 늘 화제다. 한 가맹점 식당의 임산부 폭행사건이나 서울시의 파렴치한 버스기사 사건, 한 교사의 여고생 성추행 사건과 최근의 서울 이수역 폭행사건이 대표적인데 다 허위로 밝혀졌다. 특히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인터넷 여론몰이는 사회적 파장은 물론 피해자에겐 목숨을 던지는 큰 불행을 안겨 주었지만 정작 그 가짜 정보를 퍼뜨린 사람들이 사과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에서 사퇴한 선동열의 처신이 단연 돋보인다.

지난 11월 14일 기자회견장에서 밝힌 입장문 전문을 보면 왜 선동열인가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선감독의 입장문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분명한 사실 정리와 진솔한 자기반성이 돋보이고, 특히 감독으로서의 선수보호와 자기 책임을 솔직하게 표현했고 야구에 대한 지극한 사랑도 빠뜨리지 않았다. 야구와 평생을 살아온 선감독이 체육인의 스포츠 정신을 확연하게 보여주었다면,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을 졸업하고 그 대학의 교수와 총장, 국무총리까지 지낸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인란 정운찬 KBO총재, 그가 국정감사장에서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하고 무소신과 자리보전에만 급급했던 것과는 너무나 비교 되었다.

주지하다시피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누구나 잘못을 범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잘못을 고쳐 올바른 삶을 영위하다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자기반성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소 끊임없는 자기 절제와 성찰이 있어야만 가능한데, 근자 경남교육청에서 발의한 학생인권조레 제7조 ②항에서 ‘학교는 학생에게 반성문 등을 강요(?)해서는 아니 된다’는 조항이 자칫 반성이 필요없다는 인식을 확산시키지나 않을까 참으로 염려된다.
 
문형준(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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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꼬다이 2018-11-27 17:52:59
누구를 위해서 술이부작 하는건 당신 스스로 라고 생각되는데요?? 감독이라는 권력이 야구라는 본질에 사용되지 않고 오만하게 집행되었다는 생각과, 진정한 사과없이 사라지는 그가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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