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레슬링 부흥 꿈꾸다
한국레슬링 부흥 꿈꾸다
  • 김영훈
  • 승인 2018.11.26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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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스포츠 스타 '경남체고 레슬링부'
“빠떼루(파테르) 줘야 합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당시 김영준 해설위원의 어눌하지만 감칠맛 나는 해설은 레슬링 경기를 더욱 박진감 있게 만들었다.

여기에 ‘작은 거인’ 심권호가 그레코로만형 48㎏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레슬링은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잦은 규칙 변경과 대한민국의 성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침체기를 맞고 있다.

이런 레슬링 침체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미래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꿈꾸는 선수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경남체육고등학교 레슬링 선수들이다.

1985년 경남체고의 설립과 함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레슬링부는 그동안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며 경남 레슬링을 빛내왔다.

지난 10월 전북 일원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는 모두 5개의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거뒀다.

김소연과 박재현이 각각 여고부 자유형 50㎏급, 남고부 그레꼬로만형63㎏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진형언(남고·자유형86㎏급), 정한빈(여고·자유형55㎏급), 문지영(여고·자유형57㎏급)이 각각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소연은 “지난해 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는데 1년간 많은 준비를 했다”며 “노력한 결과가 물거품 되지 않고 좋은 성과로 나와 기쁘다”며 당시를 회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박재현은 “대회를 앞두고 자신감이 떨어져 걱정했다. 또 (김)소연이가 금메달을 따서 기쁘기도 했지만 더 부담이 된 것도 사실이다”며 “다행히 대회당일 컨디션이 올라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메달을 획득하고도 이들처럼 마음 놓고 기뻐할 수 없는 선수도 있었다.

2학년인 문지영은 전국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지만 쌍둥이 동생인 문은영이 입상에 실패해 다독이기 바빴다.

이처럼 쌍둥이 자매인 문지영과 문은영은 많은 대회를 나누고 의지하며 레슬링 선수로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현재 경남체고 레슬링부는 이들 선수들을 포함해 남자선수 13명, 여자선수 7명 등 모두 20명의 선수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전국체전은 끝났지만 내년 시즌과 태극마크라는 목표를 향해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의 하루 훈련량을 보면 진천선수촌을 방불케 한다.

이른 시간 일어나 달리기로 가볍게 몸을 풀고 본격적인 새벽운동에 들어간다. 주로 새벽운동은 계단 뛰기 등 체력위주의 훈련으로 체력강화에 노력을 기울인다.

이후 오전에는 정규수업을 받고 오후부터 본 운동인 매트훈련을 시작한다. 다양한 기술을 익히고 실전경기처럼 경기도 갖는다.

이렇게 훈련에 매진하다보면 땀이 비가 오듯 흘려 옷은 땀으로 젖고 매트 위는 흥건해 닦기 바빠진다.

오후 훈련 후에는 개인운동 시간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개인운동에 참여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력훈련을 갖거나 부족한 기술보강 훈련에 들어간다.

매일매일 이 같은 훈련 속에 다소 지칠 때도 있지만 경남체고 레슬링 선수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이겨내고 있다.

훈련 후에는 레슬링부 전원이 참여해 영화 관람이나 회식 등을 가지면서 피로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다시 재정비하고 팀워크도 다진다.

특히 훈련 후 보장되는 자유시간은 선수들에게는 꿀맛 같은 시간이다.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하루를 정리하고 내일을 준비한다.

하지만 이런 레슬링부에게 고민이 있다. 선수 수급 문제이다.

정부 지침 등으로 엘리트 체육이 클럽화로 돌아서고 비인기종목인 레슬링을 하려는 선수가 없는 등 매년 선수 선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남체고 1회 졸업생으로 지난 2007년부터 레슬링부 코치를 맡고 있는 김경범 코치는 선수 수급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생활체육 활성화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엘리트 체육에 대한 투자 없이는 좋은 성적, 결과도 없다”라며 “선수가 없는데 어떻게 좋은 성적을 내고 올림픽, 아시안게임에 나가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좋은 선수들이 나오고 스타가 나오면 레슬링 인기도 올라 갈 것”이라며 “해마다 선수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좋은 선수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많은 관심과 격려, 지원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훈기자



 
경남체육고등학교 레슬링 선수단이 미래 올림픽 메달리스트 의지를 다지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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