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혜경궁
  • 정영효
  • 승인 2018.11.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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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객원논설위원)
200여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혜경궁이 때아닌 수난이다. 혜경궁은 조선 영조의 아들인 사도세자의 부인이자 정조의 생모인 혜빈 홍씨(1735~1815년)가 거처했던 궁의 이름이다. 역사서에는 혜경궁 보다는 그곳에 기거하며 한중록을 저술했던 혜경궁 홍씨에 대해 더 많이 기술돼 있다. 그런데 지금은 혜경궁 김씨가 역사 속 인물인 혜경궁 홍씨 보다 더 많이 회자된다.

▶혜경궁 김씨는 SNS상에 지난 대선, 그리고 올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 지속적으로 유포, 논란을 불러왔던 ‘@08__hkkim’ 아이디 계정 소유주를 일컫는 별칭이다. 혜경궁 김씨는 SNS상에 대선과 지방선거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의 상대 후보는 물론 세월호 유족 등에 대해 비상식적인 용어 사용은 물론 도덕적으로도 패륜 수준의 글들을 올려 논란 대상이 됐다.

▶이런 와중에 최근 경찰이 ‘혜경궁 김씨와 이재명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는 동일인물’라는 수사결과를 발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측에서는 전면 반박하는 등 혜경궁 김씨의 실제 계정 소유주를 놓고 진실 공방이 치열하다.

▶역사에서 혜경궁 홍씨는 남편(사도세자)을 잃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비운의 여성으로, 정조를 낳은 훌륭한 어머니로 그려진다. 이에 반해 혜경궁 김씨는 권력만을 지향하는 냉혹하고도 비상식적인 인물로 확인되고 있다. 역사 속에 존재했던 혜경궁이 오늘날 다시 소환돼 수난을 겪는 현실이 볼썽사납다.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씁쓸하다.
 
정영효(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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