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나눔 기쁨으로 이 겨울을 따뜻하게
[경일칼럼]나눔 기쁨으로 이 겨울을 따뜻하게
  • 경남일보
  • 승인 2018.11.2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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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용환(법학박사,시인, 前 사천경찰서장)
단풍 든 가을을 만끽하지 못한 채 매서운 동장군이 찾아와 몸과 마음이 움츠려드는 때가 되었다. 이때가 되면 항상 나보다 더 추운 이웃이 없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최근 합천의 어느 우체통에서는 겉면에 아무것도 기재하지 않은 거금이 든 흰색 봉투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벌써 8번째로 그 우체통에서 봉투가 발견된 것이다. 그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메모 속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는 당부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이 같은 온정이 각박한 우리 사회를 훈훈하게 해주는 난로와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다. 미국에서 ‘돈리’라는 사람이 직업을 잃고 추운 겨울에 죽기보다 싫은 구걸에 나서야만 했다. 그는 어느 고급식당에서 한 쌍의 부부에게 동정을 구했다. “미안하오, 잔돈이 없소” 남편의 말이었다.

이 말을 들은 부인이 1달러를 주면서 “음식을 사 잡수시고 기운을 내세요, 그리고 빨리 직업을 갖도록 기도 하겠습니다” 라고 말했다. 1달러를 받은 돈리는 50센트로 빵을 사서 요기를 하고 있을 때, 바로 앞에서 한 노인이 자기를 한없이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나머지 50센트로 노인에게 빵을 사 주었다. 노인은 조금 떼어 먹고는 종이에 빵을 싸서 길가의 신문팔이 소년에게로 가서 빵을 주었다. 소년이 미친 듯이 빵을 먹고 있는데 길 잃은 개 한 마리가 다가왔다. 그 소년은 빵조각을 개에게 조금 나누어 주었다. 힘을 얻은 소년은 신문을 팔려고 뛰어갔고, 노인도 일감을 찾아 나섰으며, 돈리는 개의 목에서 주소를 찾아 개 주인에게 돌려주었다. 그리고 사례금으로 10달러를 받았다. 돈리는 개 주인에게 양심적인 인물로 인정받고 개 주인이 경영하는 회사에 취직이 되었다.

이와 같이 주고받는다는 것은 사랑을 나누는 행위로서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보상작용일 것이다. 이 이야기는 “주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가르침을 마음속 깊이 새기게 한다.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갖고자 필자가 어느 곳이든 특강을 나가면 꼭 해주는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꽃다운 나이에 혼자되어 아들을 생명이상으로 여기며 외아들을 키워 온 어머니가 있었다. 아들은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해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사람으로 성장하였고, 아들은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홀어머니를 혼자 두고 미국으로 공부를 하러 떠났다. 공부를 마치고 그의 능력이 미국에서도 인정이 되어 그곳에서 정착하게 되었다. 아들은 어머니가 자기와 같이 미국에서 살기를 권유를 했으나 어머니는 거절하고 혼자 한국에서 살기를 원했다. 그래서 아들은 고향에서 혼자 계신 어머니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으로 매달 정성을 담아 편지와 함께 수표를 송금하는 것으로 효성을 대신하였다. 그러나 어머니는 늘 굶주리면서 동네의 험한 일을 도맡아 했다. 고향 사람들은 아들을 불효자식이라고 험담을 하고 욕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아들을 보지도 못한 채 쓸쓸히 혼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아들에게 연락이 되었고 아들이 도착하기 전 마을 사람들이 장례를 위해 그 집으로 가서 방에 들어가 보았다. 동네 사람들이 방에 들어서는 순간 서로를 보며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할머니의 고통은 자기들의 무관심 때문인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돈이 없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면서 갖은 고생을 다한 할머니의 벽에는 온통 아들이 보내준 미국 수표로 도배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아들이 보내드린 수표가 단순한 편지인 줄 알고 아들을 보듯 벽에 다 붙여놓고 오며가며 들여다보고 아들을 그리워했던 것이다.

미국의 어느 조사기관에서 노인 7000명을 상대로 9년간의 추적 끝에 장수하는 제일 첫 번째 이유로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친구 수에 비례한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우리는 서로 간 더불어 사는 사회 속에서 무관심으로 지나치지 말고 서로간의 온정과 사랑과 기쁨을 나누어 가지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

 
주용환(법학박사,시인, 前 사천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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