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 몽돌(이미화)
[주강홍의 경일시단] 몽돌(이미화)
  • 경남일보
  • 승인 2018.12.0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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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도 앞바다에 몽돌이 널려있다
파도가 칠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바다 밖으로 밀려 나온다

저 몽돌들, 바다의 심장 같다
바다에도 심장이 있는 것 같다

검다
밀려나온 돌들은
검다

바다가 다가올 때마다 차르르 차르르 아픈 소리를 낸다

나, 저 몽돌처럼 내 심장 꺼내놓고 살았다
새까맣게 속이 타서 살았다


내 몸속에 있지 못하고 빠져나온 심장은
오늘도 박동대신 차르르 차르르 파도 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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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몽돌 밭에서는 파도소리도 검다, 세상의 온갖 것 다 삭이고 살아야 하는 바다인들 속이 타지 않았겠나, 모서리를 바다에 맡기고 둥글게 우는 신수도의 앞바다, 타는 심장이 뱉은 저 검은 소리들이 인고의 주름을 접고 펴면서 파도로 운다. 나를 견디었던 심장들이 몸 밖으로 빠져나와 세상의 바다에 구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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