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Market Day는 즐거워
[교단에서] Market Day는 즐거워
  • 경남일보
  • 승인 2018.12.09 14: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애리(진주 수정초등학교 교사)
3월부터 시작한 ‘집에서 컴퓨터로 영어 동화책을 읽자’는 주제가 12월 마켓데이로 그 절정을 이룬다. “리딩게이트는 다음 주 금요일까지입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해 주세요.”

몇 주 전부터 마켓에 사용될 물건들을 사전 조사를 하고 시장에 직접 가서 어떤 물건들이 시장성이 있을지 살펴보았다. 3일간이나 동 학년 전 교사가 나서서 장보기를 실시했다. 게임기, 학용품, 스포츠용품, 팬시용품, 과자로 아이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상품들을 선택했다.

“올해도 장사가 잘될까요? 어떤 상품이 잘 팔릴지 궁금해요.” 1달러부터 2달러, 10달러 최고가격은 70달러로 가격표를 붙였다.

강당에서 준비된 마켓은 영어로 장보기를 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며 20달러 이상을 소지한 충실한 친구들부터 장보기가 시작되었다. 강당 문 앞에서 30명이 마켓을 향해 함께 움직였는데 발이 빠른 J는 매의 눈으로 장터를 굽어보다가 하얀 축구공을 70달러에 샀다. 아쉽게 축구공을 놓친 B는 게임기를 70달러에 선택했고 참여하지 못하고 교실에 있는 친구들을 위해 남은 잔돈으로 1달러, 2달러짜리 과자를 여러 개 샀다. 멋쟁이 P는 동생에게 선물할 예쁜 베개를 사고 짝에 선물할 과자도 함께 샀다. 순서대로 알뜰하고 계획적으로 장을 보고 돌아오는 얼굴들이 환하다.

“선생님 오늘은 과자를 먹어도 되나요? 그럼요. 여러분이 직접 산 과자이니 교실 안에서만 먹도록 합시다.” 두 시간 동안 교실은 과자를 서로 나눠 먹고 새로 산 게임기를 조립하고 장보기에 대한 평가로 서로 바쁘다.

“내년에는 삼월부터 매일 매일 리딩게이트에 참여할래요.” 점수가 낮아서 1달러를 들고 과자를 하나밖에 살 수 없었던 S가 미리 내년 계획까지 발표한다. 친구들처럼 충분한 장보기에 참여할 수 없어서 섭섭했나 보다. Market Day는 1년 동안의 독서 활동을 장보기를 통해 스스로 평가해 보는 시간이다.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지만 부족해서 상대적으로 섭섭해지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올해도 열심히 했구나. 내년에는 더 열심히 참여해서 즐거운 장보기 시간을 만들어 보자.”
 
신애리(진주 수정초등학교 교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