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창원은 지금 ‘탈원전’ 전쟁터
[이슈진단] 창원은 지금 ‘탈원전’ 전쟁터
  • 황용인
  • 승인 2018.12.1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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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계·국회의원·시의회 “이대로는 다 망한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의한 도내 경제계의 주름살이 깊어지면서 도내 상공계·정치권·시민단체 등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특히 원전 관련 도내 기업들이 탈원전 정책에 따른 매출 감소와 수주 급감 등 최악의 경영상황을 호소하면서 찬반 논란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다. 이 결과 지난 30여년 동안 가동하던 고리원전 1호기가 지난 6월 폐쇄됐다. 탈원전 정책의 후폭풍으로 도내 원전산업 관련 기업들은 긴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내에서 원전산업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두산중공업은 탈원전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인해 매출액과 수주가 급감하는 등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난에 내몰린 두산중공업 김명우 대표이사는 결국 취임 9개월만에 전격 사퇴의사를 표했다. 김 대표는 ‘임직원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최근 발전시장 위축 등에 따른 경영악화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이 회사는 회사는 내년부터 과장급 이상 유급 휴가에 들어간다.두산중공업은 1962년 창립 이후 발전과 물 사업 분야에서 독보적 위상을 자랑해왔다. 현재는 발전사업의 핵심 설비인 보일러, 터빈 등 기술을 비롯해 풍력발전과 해수 담수화 플랜트 및 수처리 플랜트 설계 등의 사업이 주력분야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경기 악화와 국내 경기 침체 등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경영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수주는 3조 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8000억원에 비해 다소 늘었다. 하지만 매출액은 오히려 4조1638억원에서 3조 7688억원으로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4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창원지역 기업의 탈원전 불황사태는 정치권의 탈원전 정책 폐기 촉구로 이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창원시의원 20여 명은 지난 11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위기 국면에 처한 창원 경제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창원시의회는 이날 정례회에서 ‘정부의 탈원전정책 폐기 촉구 결의안’을 전체 의원 44명 중 23명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자유한국당 손태화 의원은 제안 설명을 통해 “작금의 지역 경제는 조선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며 “이 과정에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지역의 원전 관련 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 소속 창원지역 국회의원들도 지난 10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상장사들의 절반이 적자일 정도로 지역경제가 악화됐고, 탈원전 정책으로 협력사들의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경남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탈원전 정책의 전환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와관련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창원상공회의소 3층 회의실에서 원전산업 중소협력업체 대표단 간담회를 연다. 김 비대위원장은 간담회에서 탈원전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원전관련 중소협력업체의 애로사항을 듣고 당 차원의 대책과 해결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윤영석 도당위원장과 이주영 국회부의장을 비롯하여 도내 국회의원 등이 함께 한다.

탈원전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 상공계는 “이대로는 다 망한다”며 정책 대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창원상공회의소는 지난 5일 원전산업 생태계 유지와 수출경쟁력 확대를 위한 ‘탈원전’ 정책 대전환 촉구 성명서를 채택했다.

창원상의가 채택한 성명서는 “우리나라 산업생산의 중심이자 수출의 전진기지인 창원지역이 조선, 기계, 자동차, 발전설비 분야 등 주력산업의 장기침체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전제한 뒤 “특히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후 원전 관련 기업들은 일감절벽으로 생존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납품을 기다리던 기자재는 고철이 되어 가고 있고 생산설비를 매각해 연명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전문인력의 유출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며 이대로 두었다가는 원전산업 생태계가 완전히 붕괴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마저 든다”고 언급했다.

창원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기존 원전 강국들도 탈원전 선언 후 기자재 공급체계의 붕괴로 세계시장에서의 선두권을 내려놓은 바 있다”며 “지금은 해외시장의 수출경쟁력 확보, 국내 원전관련 기업의 생존 등을 고려해 신재생에너지산업과 원전산업의 동반성장을 유도하는 탈원전 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국민 안전과 미래세대 배려 등을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경남지역 26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탈핵경남시민행동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 전환을 촉구한 창원상의 측을 규탄했다. 이 단체는 지난 10일 낸 성명서에서 “관련 기업들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탈원전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창원상의 입장은 세계 에너지산업의 변화를 읽지 못하거나 국민 안전과 미래세대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용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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