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말하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
글쓰기와 말하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
  • 경남일보
  • 승인 2018.12.1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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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남(시인, 논술강사)
정진남

“우리 아이 발표 좀 잘하게 해 주세요.” “글 좀 잘 쓰게 해주세요.” “토론 실력 길러야 해요.”

오랜 시간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듣게 되는 학부모들의 요청들이다. 거두절미, 말하고 글쓰기는 모두 생각의 문제이다. 기술이나 솜씨의 차원이 아니란 것이다. 그래서 말하고 글쓰기는 아이 자신에게 달려 있다. 도울 수 있는 일이란,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말을 할 수 있도록 거들어 주는 일 뿐이다. 존중하고, 용기를 주어 아이가 더 깊게 사고할 수 있는 환경을 펼쳐주는 일 뿐이다. 어떤 아이는 주제에 대해 하고 싶은 말 자체가 없다. 생각의 빈약함이 원인이므로 생각을 키우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생각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경험에서 시작된다. 풍부한 경험은 생각을 풍요롭게 형성시킨다. 여행, 체험활동, 적극적인 일상생활, 독서가 경험을 쌓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이 중 가장 쉽고 경제적인 것이 독서이다. 폭넓은 독서를 통해 넓은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난다. 책을 읽고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해보는 시간의 확보는 중요하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성장한다.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표현하는데 어떤 형식이나 틀이 있을 수 없다. 태도가 다소 어눌하더라도 자신만의 생각을 자유롭게 담고 있다면 굳이 문제되지 않는다. 형식과 내용이 모두 중요하지만 내용 없는 형식은 위험하고 공허하다. 아나운서를 뽑을 때 외모만 보고 채용한다면 중요한 정보와 이슈의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아이들이 토론대회에서 자신들의 편이 졌다고 눈물을 흘리는 일이 있었다. 토론의 근본적인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다. 토론 대회의 승패를 가르는 분위기는 바뀌어야 한다. 토의 토론은 우리가 더불어 잘 살기 위하여 필요한 도구이다. 자신과 다른 사람의 생각에 대해 장단점을 타진하고 오류에 대한 검증과 보강으로 보다 나은 결론을 도출하는 활동이다. 이를 통해 생각의 차이를 발견하고, 그 차이가 풍요로운 생활을 이끌어 주는 첫단추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 모두의 생각을 풀어내어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함께 고민하는 활동인 것이다. 그래서 토론대회에서는 이기고 지는 편은 없어야 한다.

글쓰기는 자기 생각의 표현이다. 글솜씨가 아니다. 글솜씨가 좋다면 자신의 생각을 더욱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글솜씨에 얹어 낸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뿐이다.

정진남(시인, 논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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