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말이산 고분서 ‘별자리’ 그림 발견
함안 말이산 고분서 ‘별자리’ 그림 발견
  • 정만석 여선동기자
  • 승인 2018.12.18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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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가야유적 발굴현장 공개
아라가야 왕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함안 말이산 고분에서 무덤 천장 한복판 덮개돌에 새긴 ‘별자리’ 그림이 발견됐다. 가야 무덤에서 별자리는 처음 발굴된 것으로, 옛 아라가야인의 천문사상을 엿보게 하는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된다.

문화재청과 경남도·함안군은 18일 가야문화권 중요 유적 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 조근제 군수, 김제홍 문화관광체육국장 등 40여명이 참석한 이날 설명회에서는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에서 토성과 건물지 14동을 확인한데 이어 말이산 고분군 13호분 내부에서 125개의 별자리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13호분 내부에 있는 무덤의 덮개돌에서 크기와 깊이가 각각 다른 성혈(星穴:돌의 표면에 별을 표현한 구멍)을 발견했다. 성혈 크기는 별 밝기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무덤 주인의 시신이 안치되는 공간 위쪽의 뚜껑돌에서 나온 125개의 성혈은 옛 가야인들의 천문사상이 반영된 흔적일 가능성이 높다. 성혈을 통해 궁수자리(남두육성)과 전갈자리를 확인할 수 있다.

조사단은 “성혈이 고분 덮개돌 윗면에서 아주 드물게 발견되기는 하지만, 무덤방 안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옛 아라가야인들의 천문사상에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3호분은 말이산 고분군의 중앙, 가장 높은 곳에 있다. 봉분 규모도 직경 40.1m 높이 7.5m에 달하는 아라가야 최대급 고분이다. 일제강점기인 1918년 야쓰이 세이이쓰(谷井濟一)가 한 차례 조사한 적이 있으나 유물 수습 수준이었다. 100년 만에 재개된 이번 조사에서는 13호분이 붉은 채색을 입힌 이른바 주칠(朱漆)고분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와함께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 토성에서는 수혈식(竪穴式)과 바닥을 땅 위나 물 위에 높게 지은 고상식(高床式) 건물지 14동과 구릉의 생김을 따라 조성된 토성벽과 목책렬(木柵列) 약 100m가 확인됐다. 건물지 중 10호 건물지는 판석을 세워 긴네모꼴의 정교한 건물터를 조성하고, 길이 5m 부뚜막도 설치했다. 가야 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구조로, 고대 건축사 연구에도 도움이 될 자료다. 5~6세기 가야토기들와 화살촉, 비늘갑옷, 말발걸이 등 철제 무기, 마구 등도 함께 출토됐다.

발굴관계자는 “아라가야 왕성지는 토성 등의 방어시설을 갖춘 아라가야 전성기 최고지배층의 생활공간으로, 이번에 발굴한 건물지군은 철제무기로 무장한 군사집단이 왕성을 방어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거주하였던 시설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가야유적의 발굴성과를 도민들과 공유하기 위한 현장설명회는 19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정만석·여선동기자





 
5번개석 별자리
석곽내 천장개석 별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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