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우람 폭행' 이택근, 36경기 출장 정지
'문우람 폭행' 이택근, 36경기 출장 정지
  • 연합뉴스
  • 승인 2018.12.1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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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우람(26)을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은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이택근(38)이 “3년이 훨씬 지난 일이지만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택근은 19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열린 KBO 상벌위원회에 출석해 폭행 사건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소명했다.

KBO는 이택근이 2015년 5월 팀 후배이던 문우람을 야구 배트로 폭행한 것으로 확인하고 상벌위를 열었다.

KBO는 야구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제152조 ‘유해행위의 신고 및 처리’에 따라 이택근에게 정규시즌 36경기 출장 정지 제재를 부과했다.

KBO는 “이 사안은 클린베이스볼에 반하는 행위이며,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제재 이유를 설명했다.

상벌위 출석 후 기자들 앞에 선 이택근은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할 수 없다는 사실 미리 말씀드리고 싶다”며 입을 열었다.

이택근은 “문우람은 어렵게 운동했던 선수로, 제가 아끼고 많이 챙겼다”라며 “사건 전날 제가 문우람의 두발 등 외모 상태를 지적하고 정리하고 오라고 당부했는데, 다음 날 문우람이 그대로 왔다”고 폭행 배경을 털어놨다.

그는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방망이 뒷부분으로 머리를 몇 대 친 것은 사실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이 가장 먼저 든다”고 사과했다.

이택근은 당시 넥센의 주장이자 최고참 선수였다. 그는 “주장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선수단 분위기와 기강을 살피는 것이었어도 문우람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주위 모든 분께도 사과드린다”고 거듭 말했다.





넥센에서 외야수로 뛰던 문우람은 지금은 KBO에서 영구 실격된 상태다. 그는 2015년 승부 조작을 제의하고 브로커와 전 NC 다이노스 투수 이태양(25) 사이에서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프로야구 선수 자격을 잃었다.

그러나 문우람은 지난 10일 결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그 과정에서 이택근에게 폭행당했던 과거를 끄집어냈다.

문우람은 이택근의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팀 선배에게 야구 배트로 폭행을 당했다. 머리를 7차례나 맞아 뇌진탕 증세가 오고 얼굴이 부어올라 게임에도 못 나가고 집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며 당시 자신을 위로해주던 브로커와 가까워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이택근은 “감정적으로, 폭력적으로 때린 것은 아니다”라며 ‘심각한 폭행’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그는 “언론에 나오듯이 제가 너무 심한 폭행을 하거나 개인감정에 앞서 심하게 때렸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문우람과 폭행 강도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데 대해 이택근은 “사람보다 느끼는 것이 다르다. 감정적으로 폭력배처럼 때리거나 악감정으로 때린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떻게 때렸건 상대방이 아프다고 하면 때린 사람의 잘못”이라며 “야구 선수가 야구 배트를 들었다는 자체부터 오해받을 행동이고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방망이를 든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택근은 “2015년 5월 그날 이후는 물론 이전에도 우리 팀에서는 그 어떤 폭행 사건도 없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택근은 폭행 이후 문우람과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했고, 문우람 아버지에게도 사과했다고 밝혔다. 또 문우람이 상무에 입대한 후 자신에게 안부 전화가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통화 중 승부조작 언급도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택근은 “별다른 내용은 없었다. 당시에 철이 없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더라. 저는 꼬인 일이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우람이에게 조금이라도 안 좋은 영향을 줄까 봐 제일 걱정이다. 저는 잘못했다는 말씀을 드리러 왔지, 그 사건에 대해 말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며 문우람의 승부조작 관련 언급을 조심스러워했다.





KBO는 넥센 구단에는 선수단 관리 소홀과 보고 누락의 책임을 물어 엄중 경고 제재를 내렸다.

넥센은 이택근과 문우람의 갈등을 인지하고도 KBO에 보고하거나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넥센은 보도자료를 내고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6가지 있다”고 해명했다.

이택근이 2012시즌부터 4년째 팀의 주장을 맡아 팀의 기강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위치였고, 선수단 분위기를 쇄신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외부(구단)의 개입보다는 선수단 자체 자정 능력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또 구단의 적극적 개입으로 징계를 내렸을 경우, 이택근과 문우람의 갈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수단 전체와 문우람의 갈등으로 확대할 것을 우려했다고 넥센은 설명했다.

이택근과 문우람이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했고, 당시 이택근이 주장이자 최고 고참 선수로서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넥센은 주장했다.

넥센은 마지막 이유로 “개성 강한 선수들이 모여 하나의 팀으로 구성된 프로야구 선수단 특성을 고려한다면 징계만으로 해결했을 경우 팀을 위해 누구도 문제를 지적하거나 개선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가 있었다”고 밝혔다.





KBO는 문우람 기자회견에서 실명으로 언급된 일부 선수들의 승부조작 가담 의혹에 대해 지난 11일 해당 구단들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며, 18일 6명 모두 관련 사실이 없음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KBO는 “이후에도 추가 제보 혹은 가담 증거가 확보되면 수사 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6년 9월 음주운전 적발로 처벌받은 사실을 즉시 알리지 않고 지난달 구단에 자진 신고한 넥센 임지열은 ‘사회적 물의를 빚는 행위로 KBO리그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정규시즌 30경기 출장 정지 제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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