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단군의 성차별
[대학생칼럼]단군의 성차별
  • 경남일보
  • 승인 2018.12.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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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현(경남과기대 신문사 편집국장)
경희대 학술연구 조희원 교수는 20여 년 전부터 단군이 여성일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는 내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단군신화’의 경우 오랜세월 구전이 되어 내려오다가 고려 후기‘삼국유사’에 기록됐다. 이에 대해 조희연 교수는 사실적 연대에 비하여 그 사실이 기술되는 시기가 늦어졌기에 재해석 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단군신화는 남성 중심적인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고려의 시각에서 집필되었기 때문에 객관적 내용이 아닌, 당시의 사회상과 집필자의 시각이 많이 반영되었을 것이란 언급을 하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단군의 사실적 성별을 밝혀내기 위해 어떠한 가설을 세워야 할까?

고조선의 건국은 기원전 2333년에 이루어졌다. 이 시기는 신석기시대 말기에 해당한다. 학회는 씨족사회에서 국가가 형성된 청동기시대에 전쟁, 여분생산물 등의 이유로 인하여 부계사회가 형성된 것이지 이전의 신석기 시대는 모계중심사회로 보고 있다. 신석기시대의 유물로 발굴된 여성 토우나 샤머니즘 중심 시대에 주로 농경 생활을 하던 여성이 종교활동을 하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제정일치 사회였던 고조선의 종교는 선교 였는데 그 종교의 지도자를 선인이라고 불렀다. ‘삼국사기’에 왕검에 대해 선인왕검이라 언급한 부분이 나온다. 또한, 단군은 몽골어에서 하늘을 뜻하는 탱그리와 같은 뜻이다. 하느님, 하늘님을 섬기는 선교이므로, 단군을 종교 활동을 주관하는 종교의 지도자의 명칭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단군은 고조선의 종교 지도자일 것이다. 라는 가능성의 가설을 세울 수 있으며, 이 부분에 대해선 신석기 시대의 샤머니즘은 농경생활을 하는 여성에 의해 주관되었다는 점에서 단군의 성별이 여성일 수도 있다는 가설도 세울 수 있다. 단군이 여성이라는 가설과 무관하게 제정일치 사회였던 고조선의 제사장이 단군 본인일 것이라는 가설은 이미 넓게 인용되고 있는 부분이다. 최재용 저서의 ‘역사와 어원으로 찾아가는 우리 땅 이야기’에 단군왕검이 제사장이었기에 단군이라는 말에는 무당이라는 의미가 남아있으며, 이 단군이 전라도 방언에서 당골이라는 발음으로 바뀌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당골은 실제 전남지방에서 무당을 뜻하는 방언으로 쓰였다. 이러한 한국식 전통 샤머니즘인 무당은 모계 세습형태를 띄고 있으며 철저히 여성중식적인 형태를 보인다. 남성 무당이 존재하나 남성 무당을 흔히 우리는 박수라 칭한다. 이 박수의 유형으로는 두 가지의 유형으로만 존재하는데, 중부 이북 지방의 신병을 통해 입무한 강신무와 남부지방의 경문, 점서를 공부하여 된 학습무가 존재한다. 남성 무당인 박수는 세습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단군은 무당의 어원이며, 이러한 무당은 단군의 직위와 같이 이루어지는 세습에서 모계세습인 점과 무당이 여성중심인 것을 토대로 단군의 성별이 여성일 수도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흔히들 역사는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야 한다는 말을 한다. 연구자들마저도 사회의 기본값을 남성으로 정한 채 의문점을 가지지 않는다면 그게 진짜 연구자의 태도라고 할 수 있을까?
 
문성현(경남과기대 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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