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경영
행복 경영
  • 경남일보
  • 승인 2018.12.1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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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권(부산대강사·행정학박사)
박창권

요즘 GDH라는 신조어가 있다. GDP에 대응해서 국내총행복을 나타내는 말이다. 우리의 경제행위를 비롯한 제반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을 추구하는데 있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국내총생산은 행복추구활동에 부수될지언정,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관점이라

국민의 삶의 질을 논할 때, GDP보다는 GDH가 더 유용한 가늠자가 될 것이다.

현대인에게 호모 데우스를 경고한 유발 하라리 교수는 행복에 대한 명쾌한 진단을 준다. 그는 진정한 행복을 얻는 것은 노화나 죽음을 극복하는 것보다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전제한다. 완전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는 먼저 심리적으로 기대치를 충족하는 상황이 주어져야 한다. 그런데 상황이 나아지면 인간의 기대는 언제나 그보다 더 앞서 있다. 다음으로는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생화학적 반응에 대한 진단이다. 행복을 느낄 때발생하는 물질을 투입하게 되면 어쩌면 가장 고통스런 죽음 앞에서도 행복을 가질지도 모른다. 이것은 우리의 삶에서 우러나온 행복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체로 우리가 느끼는 행복은 자신의 욕망에 비추어 그것을 얼마나 충족하는가로 가늠된다. 집을 장만하거나 승진하거나 뭔가를 획득하게 되면 행복을 느낄 것이다. 그렇지만 그 행복이 얼마나 지속되겠는가. 다소간 지속될지라도 그것을 얻기 위해 치른 희생은 행복을 차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행복하려면 욕망자체를 줄이라는 충고도 있다. 근래에는 행복요인이 물질적 충족보다는 인간관계가 중요하다고 한다. 합당한 관점이다. 굳이 논증하지 않더라도 사람과의 관계가 행복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자명하다. 인간만이 협동할 줄 알고 사랑과 소통의 의미를 깨우치기에 그렇다. 이러한 점에서 행복은 그저 주어지는 조건의 충족이 아니라 스스로 경영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이제 행복은 삶에 부수되는 잠간의 희열상태에 그치지 않고, 삶의 본질로 부상할 때가 되었다. 그래서 이런 나라는 어떨까 싶다. 정책대상으로서의 국민을 소득수준으로 나누었다면, 이제는 행복을 새로운 기준점으로 삼자는 것이다. 행복한 국민과 아직 행복에 이르지 못한 국민으로 나누면 어떨까. 행복에 이르지 못한 사람을 점차 줄여가는 것을 정부아젠다로 삼는 나라 말이다.

국가경영을 행복프레임으로 전환하는 데는 이에 부합하는 교육시스템부터 재편되어야 한다. 서구식 자본주의 교육에 함몰될 것이 아니라 국민총행복 커리큘륨을 개발할 때가 되었다. 그래서 성장지상주의에서 벗어나 더불어 행복한 미래 비전을 만들어갈 때이다. 모든 출구는 어딘가로 향한 입구이다. 불행과 고통의 반대편도 그렇다.

 

박창권(부산대강사·행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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