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 공무원 조직이 승부수다
지방정부, 공무원 조직이 승부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8.12.25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창권(행정학박사·부산대강사)
박창권
민선7기 지방정부가 들어선 지 꼬박 반년이 지나고 있다. 경남 도내 14개 지방정부의 수장이 바뀌고 의회 권력지형의 변화를 보아 시군마다 숨 가쁜 여정이 있었으리라고 짐작된다. 그런데 선거 때의 장밋빛 공약과는 달리 어느 시군이나 당면하는 과제가 만만치 않다. 지역경제 침체, 일자리 부족, 인구감소와 농어촌 공동화 등이 사례들이다. 어느 것 하나 수월한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하려는 결집력이나 공동체의식이 점차 희박해지는 환경에서는 더욱 어려운 과제가 된다.

공무원 조직이 이들 문제해결의 일차적인 책임을 가진다. 그들은 과연 문제를 감당할 의지와 역량을 가졌는가. 여부를 떠나 공무원 조직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 시군에 수백명의 구성원을 거느린 단일체 조직은 공무원 집단이 거의 유일하다. 규모뿐이겠는가. 그들은 행정법규를 포함한 법령의 힘을 위임받고 일사불란하게 작동되는 조직체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그들의 영향력은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근대화 과정에서 공무원이 주도하는 발전전략으로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이루었다.

그러나 행정주도형 발전전략은 한계에 봉착했다. 사회경제적 여건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국가적 대응방식도 이전과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4차 산업시대에 부응하는 행정역할을 찾아야 한다. 법령에 따른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선도형 행정작용으로는 당면하는 사회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어렵다.

그러면 일선의 공무원 조직은 당면한 문제해결과 지역발전을 위해 어떤 자세를 갖추어야 하는가. 두 가지 요소가 특히 중요하다고 본다. 첫째는 행정의 역할을 제대로 정립하는 일이다. 행정이 앞장서서 노를 저을 것이 아니라 방향키를 잡는 역할이다. 그러해야 행정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해 공동체가 함께 대응해 나갈 수 있다. 둘째는 공무원들의 업무자세이다. YOLO(현재 자신의 행복을 중시)현상이 만연한 시대에 공무원이라고 해서 충성, 자기희생, 봉사 등 전통적인 공무원 덕목을 일방으로 강요하기 어렵다. 민간부문처럼 성과에 따른 파격적인 대우를 해줄 수도 없다. 그래서 일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공무원의 직무특성을 잘 분석해서 업무수행자가 공익에 봉사한다는 자발적 의지가 충만하도록 업무를 디자인하면 된다. 가장 효율적인 조직은 직원들이 일에서 보람을 얻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런 업무여건이라야 직원들로부터 창조적 상상력이 나온다. 이런 시군은 반드시 희망차다.
박창권(행정학박사·부산대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