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가는 해와 새로운 해
[월요단상] 가는 해와 새로운 해
  • 경남일보
  • 승인 2018.12.0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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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지나온 세월은 늘 아쉬움과 감미로움으로 바꿔 주기 때문에 좋은 추억이 된다. 그 추억 속에는 깨우칠 수 없는 소중한 삶의 경륜도 있겠지만 때로는 부끄럽고 후회스럽고 아쉬움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잊지 못할 사연이 있는 것 또한 우리들의 삶이기도 하다. 물론 그 수많은 사연 속에는 당장이라도 지워 버리고 싶은 회한(悔恨)과 함께 때론 지겹도록 지루하고 힘겨웠던 날들도 있었으리라.

지난날 엄벙덩벙 살아오면서 무엇이 옳고 그른 건지도 모른 체 그냥 결정하고는 그곳에다 많은 땀과 노력을 쏟아 붇지 않았던가. 결국 돌아온 건 헛된 꿈의 껍데기였고 회안의 껍질만 수북이 쌓여 갈 때쯤 잘못을 뉘우쳐 깨닫는 바람도 불어왔고, 고칠 수 없는 아픔이 된서리 쳤지만 어쩌랴. 결코 잘못 살기 위해 노력한 건 아니기에 지난날의 잘못을 밑거름 삼아 새로운 날들을 다시 움트게 해야만 하리라.

인간이라면 잘못을 저질러본 다음에야 교만했던 눈길은 깊어지고 세월의 지혜를 터득하는 건 아닐까? 자신을 괴롭히며 살아온 삶의 발자취에서 부끄럽고 안타까운 흔적이 우리를 겸허하게 만들어 주는지도 모른다. 겸허해 진다는 건 자신의 단점을 찾아내고 보완하여 정직을 배워서 삶의 태도가 겸손해지는 것 아니던가. 겸손과 겸허한 모습으로 고뇌의 이마에 주름살 접어갈 때, 인생은 깊어지고 넓어질 수밖에 없다.

일 년이라는 세월을 사계절로 나누어 놓고 연말이며 새해라고 하는 사실이 어찌 무의미 하다고 할 수 있으랴. 자신의 삶을 위해 지나온 한해를 돌이켜 살펴보게 되는 것도 12월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나온 날들을 생각하며 걸어온 자국을 낱낱이 되밟아가는 마음으로 깊이 깨닫고 반성하고 새해의 꿈을 싹틔울 수 있어야 한다. 한해의 마지막 달을 거친다는 것은 자신을 반성하고 뉘우쳐서, 새로운 365일이라는 주어진 시간을 값있게 살아갈 것을 허락받는 것 아니던가.

누구나 괴롭고 힘들었던 지난날이 어찌 없으랴. 부끄러운 삶의 발자취에 실수와 좌절도 새해에는 살찌우는 값진 밑거름이 되도록 해야 한다. 새해엔 새로운 출발점에 서서. 지난날의 실수와 좌절을 거울삼아 힘차게 내딛는 발걸음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삶을 의미 있게 살고자 애를 쓸 때 그 힘들인 깊이만큼 의미도 깊어진다는 사실에 눈을 뜨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도록 하자.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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