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교방문화의 맛과 멋을 찾아서 (1)
진주교방문화의 맛과 멋을 찾아서 (1)
  • 경남일보
  • 승인 2018.12.3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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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교방문화단지 조성과 문화도시 도약
진주를 비롯한 경남의 여러 도시들이 문화도시(文化都市)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목표부재로 인해 차별화된 도시 이미지 구축에 실패하고 있다. 사실상 축제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 내지는 각종 문화 관련시설 공급에 스스로의 역할을 한계 짓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도시특성과 역사성에 걸맞는 지속가능한 문화도시로의 장기플랜 수립과 추진이 필요하다.

진주의 교방문화(敎坊文化)는 그동안 사회전반에 걸쳐 이른바 ‘기생문화’라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그 가치가 과소평가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진주교방문화가 갖고 있는 정신·예술사적 가치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전승과 보전이라는 시대적인 요청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더불어 진주 교방문화의 멋과 맛을 오롯이 담아 낸 ‘진주교방문화단지’ 조성을 통해 진주가 진정한 문화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년 기획 ‘진주교방문화의 멋과 맛을 찾아서’가 진주가 새로운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시작점이 되었으면 한다. <편집자주>


 
▲ 1936년 병자년 대홍수 당시 진주농고 학생들이 물에 잠긴 진주권번을 청소하던 모습이다. 기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진주권번의 모습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출처 , 윤방)

 

진주의 교방문화(敎坊文化)에 대한 정신·예술사적 가치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진주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간직한 교방문화는 향후 진주의 대표할 새로운 문화컨텐츠이자, 진주가 진정한 의미의 문화도시(文化都市)로 도약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진주의 문화자산이기 때문이다.

진주의 교방문화는 임진왜란 당시 순국한 의기 논개(義妓 論介)와 매국노를 꾸짖은 산홍(山紅)의 절의(節義), 그리고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분연히 일어선 기생독립운동(妓生獨立運動) 등과 같은 진주의 정신문화사(精神文化史)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진주교방문화에서 발원된 진주정신(晋州精神)의 줄기에 대한 확인은 물론 민족의 자주성을 대내·외에 천명한 일련의 역사는 결코 가볍게 다루어져서는 안된다.

더불어 151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교방문화의 진수인 의암별제(義巖別祭)와 진주교방문화에서 계승된 진주의 전통가무가 그 역사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아 시·도문화재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진주검무(晋州劍舞), 한량무(閑良舞), 진주포구락무(晋州抛毬樂舞), 진주교방굿거리춤 등이 지금도 전승·보존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진주교방문화가 갖고 있는 예술문화사 측면도 마땅히 고려되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진주 교방문화는 그동안 사회 전반에 걸친 이른바 ‘기생문화’ ‘바(BAR) 문화’라는 부정적인 인식의 지배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진주의 교방문화가 갖고 있는 정신·예술사적인 가치에 대한 재평가 노력은 물론 ‘진주교방문화단지’ 조성 등과 같은 실질적인 전승과 보전 노력을 통해 진주가 진정한 문화·예술의 도시임을 증명해야 한다는 시대적인 요청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진주기생과 진주예기권번(출처, 진주검무)



진주교방문화가 지닌 가치의 발견


진주교방문화의 멋과 맛을 오롯이 담아 낸 진주교방문화단지 조성이 갖는 의미는 진주가 문화도시임을 대내외에 표방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킬러컨텐츠로서 지역의 관광산업과 지역경제활성화에도 큰 몫을 담당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의기 논개, 산홍, 기생독립운동 등이 갖는 교방문화의 정신사적 가치와 의암별제, 전통가무, 교방음식 등 교방문화가 지닌 문화예술사적 가치를 활용한다면 문화·예술·관광의 도시 진주를 대변하는 새로운 킬러 컨텐츠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진주교방문화를 중심축으로 전국의 교방문화와 연계하는 ‘전국교방문화협의체(全國敎坊文化協議體)’ 구성 등을 통해 교방문화 관광벨트 구축은 물론 교방음식을 활용한 먹거리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진주를 중심으로 하는 전국교방문화협의체 구성은 진주가 교방문화의 허브로 자리잡음과 동시에 진주교방문화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됨은 물론이다.

교방문화를 매개로 한 진주-평양간 남북문화교류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진주와 평양의 교방문화는 예로부터 ‘남진주-북평양’으로 불릴 만큼 대표적이며, 두 도시가 갖는 역사·문화적 연관성도 상당히 밀접하다.

진주냉면과 평양냉면으로 대별되는 교방음식은 물론 전통가무인 진주검무와 평양검무, 진주 의기 논개와 평양 계월향, 진주성 촉석루와 평양 부벽루, 진주 남강과 평양 대동강,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전투와 평양성전투, 진주의 기생독립운동과 평양의 기생독립운동이 있다. 진주-평양간 교방문화를 통한 남북문화교류사업의 시도를 위해 민간단체 주도의 ‘교방문화발전위원회(敎坊文化發展委員會)’ 운영도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진주의 교방문화가 가지는 미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다만 지금 필요한 것은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장기플랜 수립과 지역차원의 적극적인 추진의지이다. 진주교방문화의 진수를 담은 ‘진주교방문화단지(晋州敎坊文化團地)’ 조성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진주교방문화의 진수를 담아내자

진주교방문화단지는 진주가 문화도시로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문화도시임을 표방하고 있는 파주 헤이리 아트벨리, 경주 역사문화중심도시, 부산 영상문화도시, 부천 만화에니메이션 산업단지 등과 같이 진주교방문화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역사성과 예술성, 그리고 미래가치를 담아내야 한다.

우선 진주교방문화단지에는 교방문화의 상징이자, 역사성과 정체성을 대변하는 진주교방청(晋州敎坊廳)이 건립되어야 한다. 진주교방청은 진주교방문화의 상징물이 될 것이며, 향후 전국교방문화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관광산업활성화 차원에서 진주교방의 역사를 한 눈에 맛 볼 수 있는 진주교방역사관(晋州敎坊歷史館)을 건립해야 한다. 역사관은 진주교방문화가 가진 역사와 문화예술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알리는 창구이자, 진주교방문화를 중심으로 한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천명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더불어 전국의 관광객들이 진주검무 등 진주교방의 전통가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진주교방체험관(晋州敎坊體驗館), 진주냉면을 비롯한 교방음식을 맛 볼 수 있는 교방음식관(敎坊飮食館), 한옥 숙박시설인 교방촌(敎坊村) 등을 통해 진주교방의 멋과 맛을 음미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교방문화의 역사와 문화·예술적 평가

이제 진주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교방문화의 흔적을 찾아내 진주문화의 새로운 한 축으로 자리매김시킬 수 있는 실천적 노력들이 이어져야 한다. 우선 진주교방문화의 역사와 문화예술성에 대한 학술연구와 이론정립은 물론 교방문화의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의암별제와 전통가무의 전국적인 홍보와 전승, 진주냉면을 비롯한 교방음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통해 진주만의 새로운 킬러컨텐츠를 만들어 내야 한다. 단언컨대, 진주교방문화가 그 주역이 될 것이며, ‘진주교방문화단지’가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남역사문화연구소 진주향당 상임대표
도서출판 사람과 나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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