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단]침묵하는 바다(윤홍렬)
[경일시단]침묵하는 바다(윤홍렬)
  • 경남일보
  • 승인 2019.01.0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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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바다(윤홍렬)

그토록 쉽게 물살에 갈라지는 것은
어느샌가 새살이 돋아 잔잔한 옛날로 스며들어갈 것을 알
기 때문이다

발버둥 치며 감고 휘도는 스크루가 내는 상처도
큰 손길 하나로 그렇게 잠들 것이다

상처 부스러기는 물보라에 쏠려
또 다른 상처 부스러기와 켜켜이 쌓여 기암이 되는 것이다

어느샌가 드러나지 않는 아픈 기억을 안고
해무에 덮인 신비로운 아름다움이 되는 것이다

어느샌가 끝없이 반복되는 상처를 안고 침잠하며
생명을 잉태하는 모성의 인고가 되는 것이다

밤마다 치유되는 프로메테우스의 고통을 안고 있는 바다는
차라리, 소리 없이 비명을 지르는 아름다운 아픔의 향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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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제 몸을 함부로 열어주는 것은 상처를 다독여 덮어줄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생각이 깊은 자들의 큰 마음이 비명을 보듬어 주는 것은 난자하는 그의 분노도 시간의 은혜가 침잠시킬 수 있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바다나 세상살이나 아름다움은 빛나는 것만 아니다. 묵묵히 견뎌주는 저 침묵의 힘./주강홍 진주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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