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듯 윤동주를 다시 ‘말했다’
거꾸로 읽듯 윤동주를 다시 ‘말했다’
  • 김귀현
  • 승인 2019.01.0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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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복 진주교대 국어교육과 교수
신간 ‘윤동주를 위한 강의록’ 펴내
“윤동주에 관한 한 개인의 스토리와 히스토리와 시의 세계에 대해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겁니다.”

송희복 진주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가 ‘시인 윤동주를 위한 강의록’을 펴냈다. 송 교수는 윤동주를 ‘이야기’하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자 했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은 대학 강단에서 송 교수가 실제로 강의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일반 비평문이나 논문과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저자는 “바라는 건 이 강의록을 독자의 자세로 읽어주기보다 청자의 마음으로 들어주었으면 하는 데 있다”고 설명한다.

송희복 교수는 윤동주의 시와 삶 가운데 기존에 알려진 사실은 절제하고 새로운 사실을 전한다. 제2강 ‘윤동주의 습작 시에서 그의 성장기를 엿보다’에서는 은진·숭실·광명중학교에 재학하던 시인의 성장기를 시의 자료와 함께 복원해낸다. 신사참배를 반대하는 투쟁에 참여해 구멍이 숭숭 뚫린 구두를 신고 일본 경찰과 주먹다짐을 하던 이미지를 추론한다.

이어 특히 3강인 ‘동(冬)섣달 꽃 같은 청년시인, 연심을 품었다’에서는 시인과 관련해 거의 알려진 바 없는 여성 관계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다. 저자는 자료와 정황을 토대로 생전에 세 명의 여성과 연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시인의 절친한 후배였던 국문학자 장덕순의 말을 빌려와 ‘해란강변을 함께 거닐었던 추억 속의 여자’가 시인의 시에서 ‘순(順)’ ‘순(이)’로 표현하는 여성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송 교수는 시인이 후쿠오카 감옥에서 옥사한 1945년의 시점에서 윤동주의 생애를 되돌아보는 내용의 이야기를 환기시킨다. 윤동주 시인의 죽음이 오늘날 어떤 시대사적인 의미를 지니는가도 밝힌다. 시인으로서의 그의 삶을 담은 최초의 글인 그의 묘비문으로부터 강의록은 시작된다. 이에 이어 그의 주변 인물을 통해 그의 삶을 재구성한다.

이 밖에도 윤동주의 시세계를 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한 내용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윤동주에게 자아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부끄러움이나 죄책감이 전제되기도 한다. 이러한 점을 살펴볼 때 ‘서시’에서의 별, 별의 노래, 별을 노래하는 마음이란 소위 ‘자아 이상의 표상화’로 간주된다”고 했다. 또한 “죽어가는 모든 것을 사랑해야겠다는 것은 삶의 설계에 이어지는 일종의 자기 다짐이랄까, 소망에 대한 자기 검열과 같은 것이다”고 풀어썼다.

끝으로 ‘일본에서의 마지막 3년:동경과 교토와 후쿠오카’를 통해서는 시인 윤동주가 생의 마지막 3년을 일본에서 보냈다는 데 착안해 시와 삶의 상호관련성을 재구성했다.

책의 에필로그로는 제9강 ‘모국어를 지킨 암흑기의 별’이 쓰였다. 저자가 지난 2016년 2월 광주교육대학교에서 강의한 기록이다. 한글학자 최현배의 제자였던 그의 한글정신을 재조명하는 내용이다.

저자 송희복 교수는 199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 국제언어문학회 회장과 한글학회 진주지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1998년부터 진주교육대학교에 재직 중이며 제9회 청마문학연구상, 조연현문학상 문학평론 부문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송희복 진주교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펴낸 ‘윤동주를 위한 강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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