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세상이 되면 저출산 문제없다
행복한 세상이 되면 저출산 문제없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1.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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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진주교육대학교 교수)
요즘 아기 울음소리를 듣기가 힘들다. 옛날 어른들은 어느 집에서든지 아기 울음소리가 새 나오면 시끄럽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 집은 사람 사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저 출산 문제가 사회 문제로 자리 잡은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저 출산은 아이들의 출생률이 저하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의 출산율은 산업화를 거치며 계속해서 감소해왔다. 1990년대 중반 저 출산 사회로 진입했으며 10년 채 안되어 합계출산율 1.3명으로 초저출산 사회로 들어섰다. 1955부터 1963년 베이비붐 시기의 합계출산율이 6.1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0여 년 사이 수치가 절반 넘게 떨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보이는 자녀의 수를 합계출산율이라고 한다. 지난 3분기 합계출산율이 0.9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회원국 평균 1.68명을 크게 밑도는 경우여서 이는 최하위 수준이다.

어느 지역에서는 지역단체장이 파격적인 출산·육아 지원정책계획을 내 놓았다. 아이를 낳은 가정에 출산 후 1년간 월 70만원, 그 이후 3년 동안 매월 50만원을 지원하여 4년 동안 총 264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는 최종적으로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협의회의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그러나 지역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이를 승인하는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해서 출산율이 높아진다면 정부도 이를 전 지역에 확대하여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부나 전문가들은 저 출산의 원인을 높은 집값, 양육비용 부담, 부실한 양육 시설, 높은 사교육비, 양성평등 미흡, 청년취업난 등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저 출산을 극복한 외국의 사례는 어떠할까? 대표적으로 프랑스와 스웨덴을 들 수 있다.

먼저 프랑스의 경우에는 2015년 기준으로 합계출산율은 2.00명을 기록하고 여성의 고용률이 76%를 넘어 높게 형성되고 있다. 그 이유는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덕분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출산으로 인해 제약받지 않아야 저 출산 문제 해결할 수 있다.

스웨덴은 양성평등을 바탕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 정책으로 여성의 활발한 경제참여를 보장하고 아이를 부담 없이 낳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출산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3세 미만 아동을 위한 보육시설 확충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였다.

출산이 개인의 불행으로 이어지는 나라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해결방법이 없을까? 저 출산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는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스웨덴식 ‘부모보험’과 ‘자동육아휴직‘ 등을 도입 검토 중이다. 출산을 하면 자동육아휴직 법제화 제안과 육아준비 등을 이유로 노동자가 요구 할 수 있는 ‘근로시간단축청구권’도 검토 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특히 정부가 저 출산 대책의 패러다임을 ‘출산율 높이기’에서 ‘삶의 질‘ 제고로 바꾼 것에 대해서 환영한다.

저 출산 대책 중장기 계획에서 출산율목표치를 삭제하는 대신 아동의료비 전액 지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남성육아휴직자 20% 끌어올리기 등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게 제도적,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한다.

한마디로 더 낳아라는 설득 대신 더 나은 육아환경을 만드는데 온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인구문제는 장기적인 사안인 만큼 먼 안목을 가지고 정책을 개발하여 황금돼지해에는 귀한 아기 울음소리를 자주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성규(진주교육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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