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냄새, 매서운 시어로 묶다
현장의 냄새, 매서운 시어로 묶다
  • 김귀현
  • 승인 2019.01.10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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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강홍 시인 ‘목수들의 싸움수칙’ 펴내
주강홍 시인이 새 시집 ‘목수들의 싸움수칙’(시인동네)에서 성찰을 담은 시상을 펴냈다.

주 시인의 신간에는 제1부 19편, 제2부 20편, 제3부 20편 등 총 50여 편의 시가 실렸다. 첫 시집 ‘망치가 못을 그리워할 때’에 이어 이번 신간은 그의 체험적 삶을 고스란히 그려낸다.

특히 그는 그의 일상에 파고든 사물들이 발산하는 목소리를 빌렸다. 제1부의 타이어(‘그녀가 말랑해졌다/ 톡톡 쏘는 말씨도 누그러졌고/ 집을 나설 때/ 시동 걸기도 전에 먼저 나서던 발이 좀 느슨해졌다), 징9(‘골마다 패인 저 울음/ 얼마나 맞아야 다 게워놓을까// 자진모리 한 마당에/ 지친 삭신// 또 얼마나 맞아야 끝이 날까’), 못3(‘서툰 솜씨였다/ 관통하지 못하고/ 목재의 살만 헐게 했다/ 미리 힘이 들어가 있는 동작은/ 타점의 겨냥이 서툴다’)·4 등 시인은 때때로 사물의 발화를 전해는 매개이자 중계자 역할을 다한다.

성찰을 중심으로 한 치열함도 돋보인다. 시집의 이름이 된 ‘목수들의 싸움 수칙’에서는 그가 살아내고 있는 삶이 투영됐다.

‘멱살잡이에서 그레코만 형태로 끝나지만/ 승자와 패자의 표정은 완연하다/ 반드시 저녁엔 형님아, 아우야 소주가 등장한다// 그들은 무척 힘이 세다 특히 팔심이 세다’(‘목수들의 싸움수칙’)

이번 시집을 두고 백인덕 시인은 “시인에게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물들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시인의 눈앞에서는 생생한 현실이지만 시적 형상화를 거치면 상징의 바다가 될 수 있다. 주강홍 시인은 시라는 경첩을 달아 우리 시단에 현장으로 향하는 ‘문’을 달아주기를 기대한다”고 해설했다.

한편 주강홍 시인은 통영 출신으로 2003년 ‘문학과경계’로 등단했으며 본보 ‘경일시단’에 9년 째 시 평설을 연재해 왔다. 그는 진주예술인상, 경남문학 올해의 시작품상, 경남시학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주강홍 시인은 진주문학상 운영위원장과 진주예총 회장직을 겸하고 있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주강홍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목수들의 싸움 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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