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청사 신축 공론화에 부쳐
남해군청사 신축 공론화에 부쳐
  • 이웅재
  • 승인 2019.01.15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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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재기자(지역부 취재부장)
이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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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민이라면 누구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결행이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 바로 군청사 신축이다.

남해군 청사는 1960년에 건축된 낡고 협소한 건축물로 날로 증가하는 행정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가 하면 100만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는 남해군의 위상을 저해한다. 그리고 1가구 1차를 넘어 2차량 소유자가 흔한 시대에 부족한 주차 공간은 공무원은 물론 민원인에겐 불편 그 자체다. 주차장만 부족한 것이 아니다. 노후화된 건물은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과 임산부, 노약자 등의 청사 방문 때 필요시설인 엘리베이트조차 설치할 수 없는 실정이다.

남해군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여년에 걸쳐 청사를 이전해 신축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막대한 건립비용과 청사 주변 상권 붕괴 여론 등 현실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채 십수 년을 답보 상태로 지냈다.

‘비 오면 나막신장사 아들이 걱정이고, 맑은 날은 우산장수 아들이 걱정’ 이라더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전전긍긍하던 남해군에 한 줄기 서광이 비췄다.

지난해 남해군은 국토교통부 ‘공공건축물 리뉴얼 4차 선도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국비 지원을 받게돼 ‘이전 신축’ 외 ‘현부지를 넓혀 신축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선택지를 거머지게 됐다. 이 사업은 공공건축물이 노후화돼 시설부족과 관리비용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함에도 재원이 부족해 개선을 하지 못하는 곳에 공공업무·민간상업·주민커뮤니티 시설 등을 복합적으로 새롭게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에 남해군은 현 청사 터의 연접 부지를 매입해 군 청사를 짓고, 현 청사는 공공·복지·문화시설로 복합 개발해 원스톱 행정서비스를 구현하며, 군민을 위한 각종 복지시설을 통합하는 한편, 군청 앞을 개방형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남해군은 이번 공모사업 선정으로 청사 신축 선택지가 늘어났다며 반기고 있다. 하지만 청사 건립 과정에서 여론이 분열되는 것은 여전히 경계 대상이다. 청사 건립은 보물섬 남해의 발전을 위한 디딤돌일 뿐,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군민의 하나된 마음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유인도서의 규모를 거론할 때 1 제주, 2 거제, 3 남해라 말한다. 제주는 국제관광도시로, 거제는 대한민국 조선업의 메카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3 남해가 번창할 때가 됐다. 남해의 번영은 행정의 방향제시도 중요하지만 이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군민의 단합된 힘이다. 그릇에 불과한 군청사 건립을 두고 여론이 분열되거나 갈등이 조장돼선 안되는 이유다.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심사숙고하라고 한다. 하지만 신중이 지나치면 장고 끝에 악수 두는 격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 꼭 해야 하는 일이 군 청사 건립이다. 언제까지 소모성 논쟁만 일삼을 수는 없다. 가봐야 아는 길이 있다면 남해군청사 건립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궁극의 탐험이 될 수도 있다.

장충남 군수는 “16일부터 진행하는 읍면 순방을 시작으로 군청사 신축 공론화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 다음은 공청회 등 여론 수렴과 결정이다. 세상 어디에도 모두를 만족시키는 결과는 없다. 숙의 과정을 거친 결정은 공론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겠다는 성숙한 주민의식이 요구된다.

앞으로 보물섬 남해가 담아야 할 것들은 무궁무진하다. 제대로 된 그릇을 만들고 내용을 채워가는 여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보물섬 남해 건설은 태산을 옮기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의지와 믿음,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의 꾸준한 열정으로 추진해 가야할 현 시대 남해인에게 주어진 막중한 소명이다.


이웅재기자(지역부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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