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공포, 외출이 두렵다
미세먼지 공포, 외출이 두렵다
  • 임명진
  • 승인 2019.01.1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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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역 미세먼지 주의보 지속…야외 근무 건강 우려 심각
직장인 이모(56·진주시 평거동)씨는 미세먼지 뉴스만 보면 숨이 턱턱 막힌다. 가뜩이나 기관지가 좋지 않아 감기를 달고 사는 그에게 미세먼지는 공포 그 자체다.

이씨는 “목과 눈이 따끔거리고 아픈게 꼭 미세먼지 때문이라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면서 최근의 증상을 설명했다.

며칠째 희뿌연 미세먼지가 경남의 하늘을 뒤덮으면서 생활불편을 호소하는 도민들이 늘고 있다.

미세먼지가 몰고온 파장은 컸다. 일각에서는 미세먼지 포비아(공포)를 호소할 정도이다.

15일 경남지역의 미세먼지는 더욱 기승을 부렸다.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함양을 시작으로 오전 6시 남해, 오전 7시 하동, 오전 8시 창원, 오전 10시 김해, 오전 11시 거제, 통영까지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확산돼 발령됐다.

초미세먼지는 하루종일 기승을 부렸다. 이날 오후 3시 35분 기준 경남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함안군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여전히 ‘나쁨’ 상태를 유지했다.

며칠째 이어진 미세먼지 공습에 도민들의 불편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자동차 카센터와 공장 등 밀폐된 공간이나 차량통행이 많은 장소, 공사장 부근 등지에서 일하는 근로자나 주민들은 장시간 야외공기에 노출될 수 밖에 없어 건강에 대한 우려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진주의 한 자동차 수리점에서 일하는 김모(40)씨는 “자동차가 자주 드나드는 곳이라서 차량이 공회전 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럴때는 매연 냄새를 확연히 느낄수 있다. 예전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는데 미세먼지가 하도 극성을 부리니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경남지역은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초미세먼지는 ‘매우 나쁨’, 미세먼지는 ‘나쁨’ 단계를 보였다. 대기정체로 국내외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가 축적돼 농도가 더욱 심각해졌다.

하루종일 야외에서 일을 해야 하는 현장 근로자나 상인, 시민들도 미세먼지에 따른 이중고를 호소할 지경이다.

택배기사 박모(48)씨는 “배달을 하기 위해서는 계속 움직여야 하는데 차창 밖으로 보이는 희뿌연 하늘을 볼때마다 솔직히 숨쉬는게 걱정스러울 정도”라면서 “마스크를 쓴채 일을 하고는 있는데 여러모로 불편하지만 어쩔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노점상인들은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진열 상품이나 음식을 파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일부 상인들은 비닐로 진열 음식이나 상품을 덮고 장사를 하고 있지만 매출 감소를 피할수가 없었다.

창원의 이모(49)씨는 “다들 미세먼지 때문에 난리인데 어르신들이 생업을 위해 거리에서 폐지를 줍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 어르신들은 기관지 등이 안 좋아서 지자체에서 이를 방치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상 초미세먼지가 ‘나쁨’ 단계일 경우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 활동은 자제를, ‘매우 나쁨’ 단계일 경우는 가급적 실내활동만 할 것을 정부에서 권유하고 있지만 어쩔수 없이 생업에 종사해야 하는 시민들에게는 이런 조치가 생존이 걸릴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한 상인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한가롭게 실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안내가 무슨 소용이 있냐”면서 “국민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더 많은 노력과 적극성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던졌다.

한편 전국을 뒤덮은 미세먼지는 16일 일시적으로 전국적으로 ‘좋음’과 ‘보통’의 단계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바람의 영향으로 16일은 대기질이 일시 회복되겠지만 17일부터는 중국의 초미세먼지가 유입되면서 다시 안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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