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제(전 국민연금관리공단 노후준비강사_
“직접 보지 않은 것은 믿지 말라. 눈으로 보지 않고는 말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들었었다. 그런데 예전의 뇌교육 연수에서 미국의 심리학자 다니엘 사이먼스의 ‘고릴라 실험’은 이 말을 무색하게 했다.
이 실험은 검은 운동복과 흰 운동복을 입은 6명이 농구공을 패스하는 모습이었는데, 영상을 보기 전에 ‘검은 운동복을 입은 사람들이 공을 몇 번 패스하는지 세어 보라’는 지시가 있었다. 영상이 끝난 후 강사가 공을 주고받은 횟수를 물었을 때 연수생 대부분이 알아맞혔다. 그런데 ‘영상 속에서 고릴라를 본 사람’이 있는지 물었을 때, 봤다는 사람은 소수였다. 다시 영상을 보니 6명이 공을 주고받는 사이에 고릴라 옷을 입은 사람이 6명 사이를 어슬렁거린 후 사라졌다. 연수생들 입에서 ‘아!’하는 탄성이 나왔었다.
이 실험은 ‘사람의 시각적 인지는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큰 주목을 받았던 실험’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었다. ‘시각적 인지’가 조작될 수 있다는 말에 놀랐던 기억이 요즘 새삼스럽게 되살아난다.
자신의 고정관념, 신념, 종교, 사고방식, 입장에 따라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하는 사람들의 ‘선택적 지각’ 때문에 우리 사회는 점점 더 혼란과 어려움에 빠져드는 것 같다.
특히 국가나 지자체, 각 기관의 지도자들마저도 이러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함께 하게 된다.
나는 오늘도 내가 보고 들은 정보들에 대해 ‘지각 방어’나 ‘방어적 지각 오류’없이 좀 더 객관적이고 여러 가지 상황, 환경, 조건 등을 고려하여 냉철한 분석과 판단의 결과에 의거해서 나의 정보로 받아들였는지를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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