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백지화·재검토 하라”
“김해신공항 백지화·재검토 하라”
  • 박준언
  • 승인 2019.01.16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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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울 시·도지사 공동 입장문 발표
시민운동본부-청와대 국민청원 추진
국토부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 밝혀
경남·부산·울산 시도지사가 동남권 관문 공항 역할을 할 수 없는 김해신공항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또 국토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국무총리실에서 최종 판정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과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는 16일 울산시청에서 ‘부·울·경 동남권관문공항검증단 검증결과 보고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김해신공항 검증결과에 대한 경남·부산·울산 시도지사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 시도지사는 공동입장문에서 “당초 국토부와 합의한 검증기준에 비춰 국토부의 김해신공항은 안전, 소음, 확장성 등 동남권 관문 공항 최소요건 중 어느 것 하나 충족되지 못하는 불가능한 계획”이라며 “그런데도 강행하려는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추진계획을 더는 좌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국토부는 부·울·경과 합의한 검증기준을 어겼을 뿐만 아니라 검증과정에서 제출한 부실한 자료를 검증한 결과 안전하지도 않고, 소음은 한층 더 늘어나고 확장성은 전무했다”며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을 백지화하고 정책변경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 주민들이 간절하게 바라는 바와 같이 소음 없고 무엇보다도 안전한 미국, 유럽 중·장거리 국제노선이 취항할 수 있는 국제 관문 공항을 원한다”며 “지난 대선 공약인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 공항’을 제대로 건설해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시대 동북아 물류 허브 역할을 하는 백 년의 미래를 준비하고 다시금 지역경제가 살아나 동남권 공동번영의 길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보고회에는 검증단장인 김정호(김해시을)과 민홍철(김해시갑) 박재호(부산 남구을)국회의원 등도 참석했다. 검증단은 이달 말까지 최종 보고서를 마련한 뒤 언론에 다시 공개하기로 했다.

모두발언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동남권 신공항은 경남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의 문제”라며 “한치의 소홀함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검증을 진행했고, 앞으로 동남권 신공항은 국민 열망에 따라 진행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동남권 관문 공항 건설은 800만 부·울·경 주민과 국민 소망이고 대한민국 백년지대계로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사업”이라며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안은 소음, 안전, 미래 확장성, 군사공항 문제 등에서 쉬운 게 하나도 없는데 왜 이 좁은 곳을 두고 고민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부·울·경은 상생 발전하는 운명공동체”라며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데 울산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증단장인 김정호(김해시을) 국회의원은 보고회 후 언론 브리핑에서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에 대해 새롭게 검증한 내용을 소개한다며 소음과 안정성 문제 2가지를 거론했다.

김 의원은 먼저 “2023년부터 법적으로 바뀌는 소음 평가단위 ‘엘·디이엔’(Lden)으로 적용해보니 김해신공항 소음으로 영향받는 면적이 31% 늘어나 소음피해 가옥 수는 8.5배 늘었다”며 “국토부는 소음피해가 줄어든다고 하지만, 부산과 김해 등지 소음피해 지역과 가옥 수를 대폭 축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음·진동관리법 개정으로 항공기 소음 단위는 현행 최고소음도 방식인 ‘웨클’(WECPNL)에서 등가 소음도 방식인 ‘엘·디이엔’으로 바뀐다.

웨클(WECPNL·Weight Equivalent Continuous Perceived Noise Level)은 항공기의 최고소음도를 이용해 계산된 1일 항공기 소음 노출 지표이다.

엘·디이엔(Lden·day evening night)은 항공기의 등가 소음도를 측정해 도출한 1일 항공기 소음도다.

김 의원은 이어 안정성 문제에 대해서는 “국토부는 김해신공항에 장애물이 없어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검증결과에서는 착륙 실패로 재이륙해야 할 때 구덕산, 승학산 등 장애물이 있어 충돌 위험이 있다”며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 장애물은 충돌 위험을 늘 갖고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정부의 잘못된 정치적 결정으로 김해신공항이 추진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공정하게 다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여러 차례에 걸쳐 밝혔듯이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은 일정대로 추진할 것이다. 만약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추진 과정에서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일부 언론에서 ‘국토부가 부울경 검증단이 제안한 총리실 검증 요구를 전격 수용하고, 기본계획 고시와 같은 절차를 전면 중단한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국토부는 금년 상반기 중 기본계획 고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부울경 검증단 의 검증이 조속히 완료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울경과 국토부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부울경시민운동본부가 청와대를 상대로 국민청원을 추진하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부울경시민운동본부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는 류경화 위원장은 이날 “영남권의 현안 사업인 김해신공항 건설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청와대에 답변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한다”고 밝혔다. 부산 울산 경남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시민운동본부는 오는 22일 김해시청 대강당에서 설명회를 개최하고 내달 12일 정식으로 출범식을 열기로 했다. 국민청원은 내달 22일부터 개시된다. 류 위원장은 “ 김해신공항 건설을 두고 갈수록 대립 양상을 빚고 있어 청와대의 명확한 의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준언기자
 
 
16일 오전 울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김해 신공항 관련 ‘부울경 시도지사·검증단 검증 결과 보고회’에 오거돈 부산시장(왼쪽부터),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참석 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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