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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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9.01.2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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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실현의 한 모델-짚카
Zipcar
Zipcar

미국의 법학자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교수는 2008년에 출간한 그의 저서 『리믹스』에서 경제를 상업경제와 공유경제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상업경제는 단순하게도 돈과 노동,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작동한다. 이러한 상업경제는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더 활력을 얻었다. 오프라인에서는 좀체 제대로 된 모습을 보기 어려운 비즈니스 모델이 인터넷에서는 아마존이라는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한편 넷플릭스는 동네 비디오 대여점은 갖추지 못할 수많은 작품을 고객에게 제공한 덕분에 인기작 위주로 빌려주는 동네 비디오 대여점과는 달리, 잊힌 작품도 인터넷으로 신청 받아 빌려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또 다른 성공사례를 만들어 냈다. 로렌스 레식 교수는 아마존과 넷플릭스가 인터넷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공간과 시간, 거리에 제약 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그래서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그는 인터넷이 상업경제를 활성화할 뿐 아니라 또 다른 경제도 만들어 낸다고 봤는데, 그게 바로 공유경제다.

공유경제에서 거래되는 물품이나 서비스는 누구의 것이 아니다. 소유주가 불분명하다. 그리고 돈만으로 작동하지도 않는다. 반면 상업경제는 이미 만들어진 것을 바탕으로 한다. 구글은 인터넷 이용자가 쓴 글이나 이미지, 동영상을 바탕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아마존은 출판사가 만든 책을 팔고, 넷플릭스는 영화제작사나 방송사가 만든 영상을 판다. 로렌스 레식 교수는 그의 책에서 인터넷 이용자들이 만든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외에 공유경제의 예로, 비싼 요리책 대신 이용자가 무료로 요리법을 공유하는 ‘오픈소스 푸드’, 오픈디렉토리 프로젝트, 무료로 운영되는 디지털 도서관 ‘인터넷 아카이브’, 자원활동가가 저작권 보호기간이 지난 책을 파일로 무료로 올리는 ‘구텐베르크 프로젝트’ 등을 꼽았다.

공유경제는 로렌스 레식 교수가 인터넷상의 자원을 공유하는 데에서 나온 뒤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공유경제는 ‘내 것이지만, 같이 쓰자’ 또는 ‘우리 모두가 공유할 수 있다’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에서 비롯된다. 공유경제는 나눌수록 이익이 커진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집이나 차, 옷과 책, 공구, 자전거 등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눠 쓰려는 서비스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예컨대, 나눠 쓸 수 없을 것 같았던 집을 나눠 쓰는 서비스가 미국에서 등장했다. 바로 나눠 쓰는 공유경제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인 ‘에어비앤비(airbnb)’다. 에어비앤비 이용자는 자기가 사는 집을 출장이나 긴 여행으로 비우는 동안 다른 이용자에게 얼마간의 돈을 받고 빌려준다. 에어비앤비가 활성화하면 이미 있는 집을 활용할 수 있다.

한편 미국의 짚카(Zipcar)는 회원제 렌터카 공유 서비스 회사이다. 자동차를 사도 실제 모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1999년 미국 캠브리지 매사추세츠에서 설립되었고, 2007년 10월 31일 경쟁 업체였던 플렉스카를 합병하였다. 짚스터라고 불리는 회원은 사용가능한 자동차를 검색할 수 있고, 인터넷과 전화로 예약할 수 있다. 시간단위로 예약을 할 수 있으며 예약한 시간만큼 비용을 지불한다. 모든 자동차는 길이나 공용 주차장에 정해진 전용 주차장이 있다. 회원은 짚카드라고 불리는 카드를 지급받게 되는데, 이것으로 예약한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다. 모든 자동차는 사용시간과 운행거리를 기록하고 이것은 무선 데이터 접속을 통해서 중앙 컴퓨터에 전송된다. 사생활 보호를 위하여 사용될 때에는 위치가 추적되지 않지만 위치가 추적이 가능하다. 누구든지 회원이 되면 자동으로 짚카 도시의 짚카를 예약하고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서비스는 시애틀, 보스턴, 뉴욕, 워싱턴DC, 애틀란타, 미네아폴리스, 오래건, 채퍼힐, 오클랜드, 샌프란시스코, 스탠퍼드 대학, 피츠버그, 토론토, 런던, 시카고, 앤아버, 밴쿠버에서 제공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회원들은 한 달에 $30을 내고, 시간당 $3~$6의 사용료를 지불한다. 집카는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 모두가 자동차를 한 대씩 사지 않아도 되니, 자원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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