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불법 수출과 반환이 주는 교훈
쓰레기 불법 수출과 반환이 주는 교훈
  • 경남일보
  • 승인 2019.01.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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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최근 경기도 평택의 한 폐기물처리업체가 필리핀에 불법 수출했던 폐기물로 인해서 우리나라는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결국에는 그 쓰레기가 다시 우리나라로 되돌아오게 되었다는 보도가 연일 보도된 바 있었다. 이를 계기로 우리 정부에서는 쓰레기 폐기물 수출업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된 것 같아 씁쓸하다.

폐기물 쓰레기는 크게 재활용, 매립, 소각의 3가지 방법 중 하나를 택해서 처리하게 된다. 이 중에서 폐기물이 재활용되는 비율은 전 세계적으로 10% 정도밖에 되지 않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30% 정도라고 한다. 또한 매립지는 포화상태인데다가 소각의 방법도 역시 환경오염과 건강 문제 등으로 인하여 국내에서 생산되는 폐기물 쓰레기의 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폐기물을 대량 수입하던 중국이 1년 전부터 폐기물 수입거부조치를 취하면서 적체되는 폐기물의 양이 크게 늘어나고, 이에 따라 국내 폐기물 처리비용이 1톤당 15만원 정도로 과거에 비하여 2~3배 늘어났다. 이번 필리핀 쓰레기 불법 수출도 결국은 폐기물의 처리비용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필리핀으로 수출하게 되는 경우 운송비와 인건비를 포함해도 국내 처리비용의 절반밖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폐기물업체는 1톤당 6달러에 폐기물을 수출했는데, 이번에 반환되는 쓰레기 1400톤과 현지에 남아 있는 5100톤의 쓰레기를 합하여 6500톤 정도를 수출했다면, 이 업체가 벌어들인 돈은 약 4300만 원 정도이다. 그런데 이번 반환을 위한 운송비는 대략 5300만원이고 나머지 남아있는 쓰레기에 대해서는 그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쓰레기를 국내에서 처리하기 위해 1톤당 15만원의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 운송비와 국내에서의 처리비용을 합하면, 수십억의 처리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업체에 대한 제재조치로 평택시가 영업정지 1개월과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한데 대해, 최근 이 업체가 평택시를 상대로 영업정지 처분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심판을 청구하였다. 다른 업체들도 모두 불법적으로 그렇게 해 왔는데 자신들만 재수 없이 적발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고, 또 그런 자신들이 시범케이스로 일벌백계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억울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평택시의 처분은 일벌백계의 처벌이 아니라 너무 경미한 처벌이라고 생각된다. 고작 4300만원의 수익을 위하여 대한민국에 ‘쓰레기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씌운 업체가 자신이 수출한 쓰레기의 반환에는 외면하고 잠적했다가 영업정지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것은 맞지 않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나라가 떠안아야 하는 손해를 모두 합친다면 엄청난 손해가 될텐데, 이러한 업체들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이라도 물어야 할 것이다.

원래 이들 쓰레기의 반환비용과 처리비용은 모두 수출업체가 부담해야 하지만, 이 업체가 이를 외면하고 잠적함으로써 정부가 이를 우선 대집행의 형식으로 반환조치 및 국내에서의 처리를 하고 이후에 구상권을 행사하여 비용을 전보 받을 전망이다. 일단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한 후에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한다고 할지라도 그 업체가 부도처리되면 비용을 회수할 방법이 없게 되는데, 이는 결국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업체의 몰지각한 불법행위로 인한 책임을 국민의 세금으로 부담하게 되는 꼴이 되는 것이다.

그동안 폐기물처리업체가 해외로 수출하는 과정을 보면, 수출업자는 수출품목 신고와 품질평가서만 제출하면 되었고, 환경부와 관세청은 서류만 검토하고 실제로 수출품에 대한 실물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의 관리 감독이 철저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도 하다. 그나마 정부가 사후 조치로서 필리핀 정부와 협의하여 조속한 반환에 합의하고 국내 반입절차를 밟은 것은 대한민국이 자국 기업의 불법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는 국가라는 인식을 국제사회에 심어준 것으로써 매우 다행한 일이다.

이번 쓰레기 불법 수출 사건으로 우리는 한 업체의 얌체행위의 결과가 우리나라 전체에 더 큰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태국도 쓰레기 수입을 금지하였고, 앞으로는 더 많은 국가들이 쓰레기 수입을 금지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제 쓰레기 문제는 어느 한 나라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가 되었다. 국내에서도 이미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와 지자체들이 다양한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레기산은 갈수록 높아지고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기업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들도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플라스틱 사용 자제 및 쓰레기 줄이기를 실천해야 할 때이다.
 

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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