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보다 안전에 집중하는 경전철이 되길
선전보다 안전에 집중하는 경전철이 되길
  • 박준언
  • 승인 2019.01.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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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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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김해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무인경량전철이 개통됐다. 부산 사상구 쾌법동에서 김해 삼계동까지 약 23km를 오가는 이 전철은 말 그대로 객차 내에 운전수가 없는 무인(無人) 시스템을 갖춘 첨단 전철이다.

1992년 정부시범사업으로 선정된 후 20년 만에 개통한 이 전철은 당시 우리나라 경량전철의 역사를 새로 쓴다며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특히 ‘레일 위를 달리는 컴퓨터’, ‘첨단과학이 만든 미래 대체교통수단’이라고 열을 올렸다. 경전철 운행을 맞고 있는 부산김해경전철측은 개통 후 8년간 한 건의 사고도 없는 안전한 전철이라고 자부해 왔다.

그러나 이런 자랑과 자부심은 새해를 맞으면서 여지없이 깨졌다. 지난 16일 부산에서 김해로 오던 경전철이 갑자기 멈춰 선 것이다. 이날 오후 2시 20분께 인제대역에서 김해시청역으로 오던 경전철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멈췄다. 사고가 나자 부산김해경전철측은 직원을 보내 원인 파악에 나섰지만 제때 밝히지 못했다.

하루가 지나서야 탈선 감지장치 보호커버와 선로 정위치 정차 근접판이 부딪혀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원인보다 더 큰 문제점은 경전철측의 사고 대처 능력이다. 경전철 관제팀은 전철이 멈춰서 있었던 시간이 30분이라고 밝혔지만, 다음 날 안전관리팀은 1시간 3분간 멈췄다고 했다. 부서 간 이견을 보이며 우왕좌왕 한 것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사고 당시 전철 내에 몇 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승객들은 원인도 모른 채 공중에 떠 있는 객차에서 불안에 떨어야 했다. 당시 불안감은 한 승객의 말을 보면 잘 드러난다. 그는 “승객들부터 피신시켜 놓고 수리를 하던지 해야 할 텐데, 당시 환자가 있었거나 화재가 발생했다면 큰일 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경전철측의 사고 대처 능력은 지난해에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8월 술에 만취한 외국인이 경전철 선로를 4㎞나 걸어갔지만 이를 즉시 알아차리지 못하다가 1시간이 지나서야 뒤늦게 발견했다. 선로에는 수백 볼트의 전류가 흐르고 있어 감전시 즉사할 수 있는데다 70㎞ 속도의 전철이 4~5분 간격으로 지나가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도시철도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지키고 있고, 세계의 기술이 집약된 우리의 자랑’이라는 선전 문구보다, 만일의 사고 시 즉각 대처해 시민을 안심시키는 경전철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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