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사나이 박항서 또 일냈다
산청 사나이 박항서 또 일냈다
  • 최창민기자·일부연합
  • 승인 2019.01.2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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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8강 진출 끝나지 않는 ‘매직’
생초주민들 “4강가자” 축하인사 쇄도
베트남 “위대한 영웅 사랑” 폭풍 열광
20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과 베트남과의 16강전에서승부차기 끝에 베트남이 승리하자 박항서 감독이 응원석을 향해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과 베트남과의 16강전에서승부차기 끝에 베트남이 승리하자 박항서 감독이 응원석을 향해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산청 출신 박항서 감독이 또 한번 ‘매직’을 연출하며 베트남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0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요르단을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베트남 축구가 아시안컵 8강에 오른 건 지난 2007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이대회에서 사상 최고 성적을 노리고 있다. 베트남과 4강진출전에서 상대할 팀은 21일 오후 열리는 일본과 사우디전 승리팀이다.

박 감독은 이미 지난해 아시안게임 4강과 함께 기적같은 스즈키컵 우승을 이끌어 베트남 축구의 지평 연 국민적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8강진출이 확정되자 그의 고향인 산청 생초에서도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면사무소 직원과 지역주민들은 서로 축하의 덕담을 나누면서도 벌써부터 베트남대표팀의 4강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생초면의 한 주민은 “박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8강에 진출한 것을 축하한다”면서 “8강 아니라 4강에도 올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어 그는 “상대가 강팀인 일본과 사우디의 승자팀이라는 점이 걸리기도 하지만 오히려 해볼만한 상대가 될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또 다른 주민은 “이제 베트남이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이웃이 된 것같다”며 “우리나라도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고 있는데 두 팀 모두 응원을 펼쳐야하니 기쁨이 두배가 된다”고 했다.

앞서 열린 베트남의 16강전은 극적이었다. 처음에는 승리에 대해 기대감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현지에서는 대규모 단체 야외 응원전이 펼쳐지지는 않았다. 전반을 0-1으로 뒤진 채 끝나고 후반 6분 스트라이커 응우옌 꽁푸엉이 동점 골을 뽑아내는 순간부터 베트남 전역이 거대한 응원장으로 변하는 듯했다. 부부젤라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베트남, 꼬렌(파이팅)’을 외치는 목소리는 점차 커져만 갔다. 연장전까지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가 시작된 후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득점할 때는 거대한 환호성으로 인해 건물에 진동이 느껴질 정도였다. 베트남 마지막 키커가 득점에 성공하며 8강 진출을 확정 짓자 축구 팬들은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보냈고, “박항세오”(박항서의 베트남식 발음)를 외치기도 했다. 일부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후 하노이와 호찌민 등 대도시 주요 도로는 승리를 자축하는 축구 팬들의 오토바이가 점령했다.

박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이 결과는 선수들과 코치진, 밤낮없이 뒷바라지해 주는 스태프들 덕분”이라며 “나 혼자만의 팀이 아니다. 감독 한 명의 노력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박 감독을 응원하는 글이 빗발쳤다. 한 네티즌은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님을 사랑한다”면서 “오늘날의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있게 해주신 박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누리꾼은 “나의 위대한 영웅이 베트남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고 극찬했다.

현지 매체들도 박항서호의 8강 진출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다. 베트남 ‘징’은 “베트남이 승리하자 도시는 열광의 폭풍에 휩싸인 듯했다”며 “박 감독이 인상 깊은 업적을 남겼다”고 했고, 베트남 익스프레스는 “‘박항서 군단’이 120분간 잘 싸웠다”고 했다.

베트남 정부는 8강 진출 확정 후 10억동(약 4800만원)의 포상금을 대표팀에게 주겠다고 발표했다. 응우옌 은곡 티엔 베트남 체육부 장관은 “박 감독과 베트남 선수들은 어려움에 굴복하지 않는 베트남인의 정신을 보여줬다”며 “그들의 의지와 승리를 만드는 에너지가 아름답다”고 했다.
최창민기자·일부연합



 
박항서, 응원단에 엄지척 20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과 베트남과의 16강전에서승부차기 끝에 베트남이 승리하자 박항서 감독이 응원석을 향해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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