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판’
'국판’
  • 경남일보
  • 승인 2019.01.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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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객원논설위원)
얼마전 한 매체에서 법률용어가 아닌, 생소한 속어 하나를 등장시켰다. 국회에 파견한 판사를 지칭하여 ‘국판’이라 표현했다. 한 고등법원 관할권역내 근무하는 지방판사, 향판(鄕判)을 연상하여 흥미로 지어낸 말 같다.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이 수난을 당하는 지금, 당시 어느 국회 법사위 위원이 국회에 파견된 판사신분의 전문위원을 통해 판결을 거래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다.

▶국회 사무처 전문위원으로 보임되는 판사는 개방형 공모제를 통해 임용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법원행정처 인사차원에서 내정하여 국회에 일정기간 근무시키는 것이다.

▶지금은 공모제라는 허울로 임용하지만, 이미 90년대 초반부터 입법부인 국회에 판사를 파견하는 것이 정형화되었다. 좋게 얘기하면, 판사의 법사(法司)에 대한 식견을 입법부가 활용하는 것일 터. 하지만 여느 조직에서도 그렇듯 파견하고, 파견받는 양 기관의 민원해결 등 현실적 이익에 따름이다. 이번 일이 들켰고 좀 과장됐지만 국회의원과 법원, 쌍방의 민원 맞교환은 뉴스도 안될, 관행이었다.

▶판사의 파견은 더 있다. 청와대, 감사원, 헌법재판소 등에도 나간다. 준사법기관이라는 검찰은 이런 기관에 더해서 국정원, 공정위, 권익위, 심지어 전국 각 지자체 등 수십개가 넘는 기관에도 파견된다. 엄밀히 얘기하지 않아도, 삼권분립을 훼손할 기괴한 실상이다.
 
정승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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