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문화수도 진주’
‘차문화수도 진주’
  • 김귀현
  • 승인 2019.01.2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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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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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역에 있는 지인들이 때때로 진주로 놀러오겠다고 통보를 하곤 한다. 한 번도 간 적 없는 곳을 가본단 기대에 눈을 반짝이고들 있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런 지인을 보는 마음은 썩 편하지 않다. 꼭 괜찮은 곳을, ‘진주 같은’ 곳을 데려가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든다고 하면 알맞을 것이다.

갈 데가 있어야 가나 싶다가도 갈 데가 있어야만 했다. 생각보다 심심하지만은 않은 곳. 진주가 그런 지역이라고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보면 진주사람이 맞다.

막상 진주사람에게 떠오르는 건 진주냉면, 육회비빔밥 같은 음식부터다. 그 후엔 진주성, 수목원, 실크, 남강 같은 키워드를 무작위로 떠올리다가 머리를 쥐어뜯게 됐다. 첫 번째는 진주 사람 답지 않은 무지에 통탄하고, 두 번째는 진주의 색채가 가장 강한 것은 어디이며 무엇인지가 급한 마음엔 생각나지 않은 탓이다. 주변에 물었다가는 가까이 사천도 있고, 하동도 있고, 통영도 있고, 남해도 있지 않느냐는 대답을 듣기 일쑤다. “그래서 진주에서는 어딜 가야 하는데.”

그러던 차에 들은 ‘차문화수도 진주’에 사실 시큰둥 했다. 역시 이유는 ‘잘 몰라서’다. 찻잎부터 티백까지 사들여 쌓아두면서도 진주가 차문화의 뿌리라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인터뷰 중 속으로 무릎을 친 일이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차의 ‘이미지’가 한정적인데, 단정한 옷을 입고 예를 갖추는 차생활은 차 문화 가운데 한 가지에 불과하다”던 정헌식 한국차문화수도 진주 추진위원장의 말에 잠깐 멍해졌다.

이어 차를 내리던 정 위원장의 말엔 눈이 뜨였다. “제주 ‘오설록(티뮤지엄)’에 사람들 많이 가잖아요. 그런 거예요. 진주가 우리 차문화 기반이 되는 곳인데 그런 곳이 하나 없잖아요. 우리는 그곳보다 더 내실있게 꾸려야죠. 차문화수도 답게 차 역사·문화 전체를 포괄할 수 있어야 하고요.”

아직은 ‘차문화수도 진주’는 추진 위원회 발대식으로 첫 발걸음을 뗀 상태지만, 진주하면 떠오를 곳이 머지 않아 하나 더해지리란 기대를 품었다. 그때 쯤이면 지금 같이 누군가 놀러온단 말에도 걱정을 덜겠다 싶다. 여전히 진주성도 좋고 진주냉면도 좋을 것이다. 그래도 언젠가 밖에서 먼저 알지 않을까. ‘차 향이 가득한 진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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