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과 분수
만족과 분수
  • 경남일보
  • 승인 2019.01.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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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수필가)
누구나 평온하고 화목한 생활을 누리려면 때 묻지 않은 본질의 바탕에 올바른 행동으로 살아가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살다보면 옳지 못한 행동 또한 인간 본성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며, 목숨과 몸의 능력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요즘에 와서는 건강을 생각하고 백세의 시대라 칭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인간에게 병이 따르는 것도, 아픔과 괴로움과 불운도, 인간의 유한성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인간에게는 지혜롭고 사리에 밝은 두뇌를 가지고 있다는 자만 때문에 자기 분수를 분별치 못하고 생활하는 이도 있다. 그래서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전해오는지 모르지만,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자신의 분수를 느끼고 스스로 깨닫는 자가 되라는 뜻이 아닐까 한다. 깨닫지 못할 땐 만족과 기쁨을 얻을 수 없고, 만족해야 함에도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에 지식과 지혜를 겸비했다 해도 지성인이고 볼 수 없다.

탐욕은 행복과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마음가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엇갈리지만, 가진 게 없어도 많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부자고, 많은 걸 가졌지만 적게 가졌다고 여기면 가난할 수밖에 없다는 이 말도 인생의 깊은 달관(達觀)의 경지를 두고 한말인지도 모른다. “아주 넉넉하다고 생각할 줄 안다면 가난하게 살아도 행복하고, 넉넉함을 알지 못하는 이는 재산을 많이 가지고 있어도 행복할 수 없다.”고 했다.

누구의 삶이든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때문에 만족할 줄 알고 분수를 지키는 것 또한 바르게 살아가는 길이다. 누구에게나 제 자리가 있고 몫이 있듯 행복하게 살려면 가진 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만족하면서 분수를 지킨다 해도 진실로 올곧게 살아가고 있는지의 여부를 의심치 않을 수 없다. 정도에 맞게 살아가야 하는데도, 제 자리를 모르고 맞지 않는 행동과 생활을 함으로써 일이 잘못되어 불행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든 만족과 분수에 대한 가치나 수준을 너무 많이 주장하거나 업신여겨서도 안 된다. 만약에 많은 비중을 두게 되면 삶에 굴곡이 따를 수 있고, 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마음의 평안과 너그러움까지 잃게 된다. 진리라고 한다면 인간의 본성을 생각하게 되듯, 자신을 알고 자신에게 맞는 생활이 유지될 때 우리 삶에서 만족과 분수는 분명 행복의 길잡이가 된다.
 
이석기(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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