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기자
한국은행에 따르면 설과 추석 등 명절 기간 화폐공급액은 5조원에 달한다. 이는 하루 5000억원 가량의 화폐가 시중에 풀리는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과정 속에 몇가지 패턴이 있다는 것이다.
먼저 추석보다는 설 시즌이 호황이다.
지난 2011~2016년 사이 설과 추석 직전 10일의 영업일 평균 화폐공급액은 각각 4조 9161억원, 4조 3476억원이다.
2017년 하루 평균 순발행액이 431억원임을 고려하면 명절 때 현금 수요는 평소보다 10배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특이한 점 가운데 하나는 설 때 공급되는 돈의 양이 추석 때보다 10~20%가량 많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설에 아이들에게 용돈을 더 많이 주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아이들이 설에는 어른들께 세배하고, 어른들은 덕담과 함께 봉투에 담긴 세뱃돈을 건네기에 새 돈이 그만큼 더 필요하다. 물론 추석 때도 용돈을 주고받지만, 아무래도 설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연휴기간이 길수록 현금 수요도 늘어난다.
당시 추석은 ‘단군이래 최장 연휴’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연휴기간이 길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도 문을 닫는 만큼, 쓸 돈을 미리 찾아놓는 경향도 강해져 공급액도 그만큼 늘었다.
명절 연휴가 월초인지 월말인지도 변수가 된다.
한국은행은 “명절 연휴기간이 얼마냐 되느냐도 중요하지만, 연휴 시기가 월초냐, 월말이냐에 따라서도 공급액 규모가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즉 월말에는 급여 지급 등 또다른 현금수요가 있는 만큼 명절 연휴가 월말에 있을 경우 화폐공급액이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실제 연휴가 월말이었던 2017년 설 때는 5조 5579억원이 공급됐는데 연초였던 지난해 설 때는 5조 1714억원으로 7%가량 줄어 들었다.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설 연휴에는 덕담을 나누며 행복한 연휴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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