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헛발질'
자유한국당의 '헛발질'
  • 김응삼
  • 승인 2019.01.30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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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삼(부국장)
자유한국당의 헛발질이 계속되고 있다. 멍석을 깔아줘도 ‘굿’을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지난해 말부터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사찰 및 블랙리스트 의혹,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등 각종 의혹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제1 야당인 한국당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국민들 속을 시원하게 파헤쳐 주는 것 없고 ‘헛발질’만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앙선관위원으로 조해주 후보자를 임명했다. 한국당은 조해주 후보자의 경력을 문제 삼아 선거 관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고, 임명이 강행된 데 반발해 국회 보이콧에 나섰다. 한국당은 항의 뜻으로 국회에서 의원 4∼5명씩 한 조를짜 5시30분씩 ‘릴레이 단식’을 했다. 보통 사람들은 5~6시간에 한 번씩 끼니를 해결하니 ‘단식 쇼’를 했다. 이를 두고 여야 정치권에선 단식이 아니라 다이어트 한 것이라며 비판이 쏟아졌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5시간 30분 릴레이 단식을 선언한 것은 웰빙 정당의 웰빙 단식, 투쟁 아닌 투정을 증명한 것”이라고,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밥먹고 와서 단식’, ‘앉아있다 밥 먹으러 가는 단식’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국인들의 평균 식사 간격이 5~6시간이니5시간 30분 릴레이 단식이 아닌, 30분 딜레이 식사인 것”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출신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의 폭로로 시작된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도 변죽만 울리고 유야무야됐다. 지난해 31일 국회 운영위는 임종석 대통령실장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를 출석시켜 은행장 등 민간인 사찰, 우윤근 주러시아대사 등 여권인사 첩보 묵살, 공공기관 임원 블랙리스트 작성, 김 수사관 특감반원 채용 등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한방’ 없고 ‘호통’만 있었다는 지적과 함께 야당이 완벽한 ‘판정패’를 당했다는 것. 오히려 조국 민정수석이 “이번 사건은 ‘삼인성호’(三人成虎: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라며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흐트러짐 없는 답변 태도가 주목받았을 정도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지정 구역 내 투기 의혹, 부친 손용우(1997년 작고)씨의 지난해 8월 독립유공자 선정 등을 둘러싼 논란이 전방위로 확산되었으나 이들 의혹에 대해서도 국민들 마음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지 못했다. 거꾸로 정용기 정책위 의장이 “손 의원 입장에서 목포는 호구였다”는 발언으로 지역 감정이 들끓어 역풍을 맞기도 했다. 전·현직 국회의원 4명의 ‘재판 청탁’ 사건이 유야무야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영교 의원에 대한 징계를 유보한 채 원내수석부대표직 사퇴로 그쳤고, 자유한국당은 전직 의원들이 포함돼서인지 대응에 미적거렸다. 이 사건에 대해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자 한국당은 뒤늦게 국회에 서 의원에 대한 징계요청안을 제출했다. 이해관계만 맞으면 손을 잡는 짬짜미 아닌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한국당은 2·27전당대회를 앞두고 아직 당권 레이스가 공식적으로 시작도 안 됐는데 잠복해 있던 친박-비박계 편가르기가 표면화하는 양상이다. 한국당이 야당으로 변신한지 5월이면 3년째다. 지난 3년동안 ‘웰빙 정당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야당 다운 야당 모습을 찾기가 힘들다는 평가다. 한국당은 전당대회를 계기로 제1야당으로써 미래의 비전을 보여주어야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친박-비박에 매몰돼 헤어나지 못하고 헛발질이 계속된다면 앞날은 험난 할 수 밖에 없다.
 
김응삼(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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