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하루종일 뒤숭숭…당혹·침통·한숨
도청 하루종일 뒤숭숭…당혹·침통·한숨
  • 정만석
  • 승인 2019.01.30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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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창원상의도 '충격'
경남도민들과 지역 정치권, 경제계는 30일 김경수 지사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되자 일제히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특히 수장 공백 사태를 접한 도청 공무원들은 놀라면서도 당황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오후 3시가 조금 지나 김 지사 법정구속 소식이 알려진 이후 도청은 침통한 분위기였다.

신동근 도청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김 지사가 취임한 지 불과 7개월여인데 실형 2년에 법정구속까지 되니 공무원들이 다들 놀라고 난감해하는 분위기다”며 “김 지사가 추진하던 사업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전날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확정하면서 도정에 활기와 탄력이 받는 듯했지만 이날 1심 결과에 낙담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다수 직원들은 “이럴줄 몰랐다. 어안이 벙벙하다”면서 한숨을 쉬기도 했고 “법정구속 이라는 결과는 심하다”며 당혹스러워했다.

한 사무관은 “어제 서부경남KTX건설사업 예타 면제로 한껏 고조됐던 분위기가 김 지사 법정구속으로 하루 만에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것 같다”고 말했다.

당황스러운 분위기는 경남도의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류경완 도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는 “설마 법정구속까지 될지 전혀 예상 못 했다”며 “경제살리기 등 핵심 도정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우리 당 의원들끼리 모여 대책을 논의해보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한철수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창원상의 회장)은 “올해를 경제부흥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 김 지사에게 지역 기업들이 많은 기대를 걸었는데 안타깝다”며 “산재한 경제현안들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지역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한편 이날 선고공판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김 지사는 다소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선고가 시작되기 10분 전인 오후 1시 50분께 법정 안에 들어선 김 지사는 “안녕하세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오랜만입니다”라며 방청석에 앉은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애써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였지만, 새어나오는 긴장감을 숨길 수는 없었다.

70분간 재판부가 자신의 혐의에 대해 유죄로 결론 내린 이유를 설명해나가자, 김 지사의 얼굴은 빠르게 굳어갔다.

실형이 선고되자 김 지사는 예상밖 결과에 한동안 얼어붙은 듯 피고인석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얼굴은 물론 귀까지 시뻘게진 상태였다.

구치감으로 이동하기 위해 겨우 몸을 움직인 김 지사는 법정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을 향해 몸을 돌려 “끝까지 싸우겠습니다”라고 큰소리로 외쳤다.

지지자들은 법정 경위들의 제지에도 방청석 앞쪽으로 몰려나와 “우리 지사님 어떡하느냐”, “양승태 대법원이 문제다”라며 오열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법정을 나가며 “꼴 좋다”고 김 지사의 처지를 비꼬았고, 김 지사의 지지자들이 “태극기는 나가라”고 대응하며 언성을 높였다.

김 지사의 변호인은 “변론권을 행사하겠다”며 구치감으로 들어가는 김 지사를 따라 들어가겠다고 하다가 교도관들과 격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방청석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선고 결과를 들은 김 지사의 부인은 씁쓸한 표정을 지은 채 법정을 빠져나갔다.

정만석기자 wood@gnnews.co.kr



 
어수선한 경남도청 분위기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30일 오후 경남도청 내 경제부지사 집무실 주변에서 공무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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