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시금치, 기운 낼 비법 찾아라
남해시금치, 기운 낼 비법 찾아라
  • 이웅재
  • 승인 2019.01.31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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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면적 전국 20%…지난해 비해 값 절반 이하
태풍영향 파종 기간 분산 못해 출하시기 집중돼
작황 좋은데다 수도권 경기침체 채소 소비 위축
설·정월 대보름 등 특수 맞으며 가격 반등 기대
품질향상·단묶음 출하 개선 등 재발방지책 수립
남해군 남해읍 광포마을 주민들이 시금치를 수확하고 있다.


남해군 대표 특산물 중 하나인 남해시금치 가격이 폭락하면서 재배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비 남해시금치의 판매 가격은 거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적용되는 시장에서 시금치 가격이 낮게 책정되면서 국내 시금치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남해군에 비상이 걸렸다.

장충남 남해군수와 관계부서, 하동수 농협중앙회남해군지부장과 각 농협조합장, 김주동 보물섬남해시금치연합회장, 경규향 (재)남해마늘연구소장, 윤기준 보물섬남해클러스트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이사 등은 지난 21일 보물섬남해클러스트조합공동사업법인에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시금치 하락에 따른 대책 및 향후 추진방향’을 논의했다.

이들은 과거에 대한 분석과 이를 토대로한 현실 타개책 마련, 미래 대응책을 모색했다. 오늘의 위기를 내일의 기회로 삼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남해군 이동면 용소마을 주민들이 시금치를 수확하고 있다.


◇남해시금치 현황=경남도내 타 시군의 시금치 재배 현황을 살펴보면 고성군이 310㏊, 통영시가 180㏊, 사천시 24㏊, 거제시 15㏊, 하동군 4㏊로 파악되고 있다. 남해군의 시금치 재배는 타 시군과 비교해 적게는 수배에서 많게는 수십배에 달한다.

따라서 이번에 예상치 못한 시금치 가격 하락의 파동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지자체도 남해군일 수 밖에 없다.

실제 서울농수산물공사(가락시장) 경매결과를 살펴보면 올해 전국 시금치 재배농가의 어려움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전국 시금치 거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서울농수산물공사 경매결과(1월 18일 기준)를 보면 지난해 ㎏ 평균 3106원에 거래됐던 시금치가 올해 동기에는 57% 하락한 금액인 1321원으로 경매가 이뤄졌다.

30일 남해군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올해 남해시금치는 956㏊ 면적에 4394 농가가 재배하고 있는데 이는 전국 재배면적의 20%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남해시금치는 이들 농가가 년간 평균 9000t을 생산하는데 현재 지역 공판장 경매 현황을 살펴보면 5000여t 정도 거래가 이뤄졌다(1월 29일 기준).

그동안 남해시금치 경매도 전국 시금치 동향과 비슷한 가격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2018년 1월 23일 기준 남해시금치 평균 경매가는 ㎏당 2643원에 형성됐다. 올해 동기에는 경매 평균가액이 53% 하락한 1232원에 불과했다. 25일의 경매 양상도 비슷했다. 전년도 이날 시금치 평균 경매가는 ㎏당 2335원인데 반해 올해 동기에는 경매 평균가액이 40% 하락한 1395원에 불과했다. 23일과 25일 당일 경매량이 각각 9만9203㎏과 10만 3788㎏인 만큼 농가 피해의 규모가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희망적인 것은 최근 들어 시금치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29일 지난해 가격의 80% 수준인 2200원까지 회복세를 보였다.

◇가격하락 원인=남해군은 서울농수산물공사(가락시장) 경매현황을 기준으로 전국의 채소류 유통 흐름을 주목하면서 남해시금치의 가격동향을 분석하고 있다.

군은 기상호조 및 채소류 풍작으로 전국 채소 가격이 낮게 형성되면서 시금치 가격도 동반하락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 초에 발생한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인해 시금치 파종 기간이 분산되지 못하고 특정 시기에 집중되면서 수확시기가 겹쳐 홍수출하를 유발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그리고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기상상태가 너무 좋아 채소류가 풍작을 거두면서 전국 채소가격이 하락했는데, 작황이 좋은 시금치도 이를 비켜가지 못하고 동반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수도권의 경기가 침체되면서 채소류 소비가 위축되고, 공급과 수요의 균형치가 더 기울어졌다고 보고 있다.

전국적인 기상호조와 이에 따른 풍작, 출하시기 조절 기능 상실 등 악조건 속에서 도시민들의 소비 심리 위축은 재앙에 다름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공급과 수요의 기울어진 구조속에서 남해시금치는 지난해 대비 50% 정도 하락가에 경매가가 형성되면서 암울한 출하를 시작한 것이다.



 
남해 시금치 판매 재부 향우회가 나선다


◇향후 가격 예측=남해군은 최근 시금치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서 2월 중순까지는 꾸준히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지난해 수준의 가격까지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생산된 시금치의 전량 판매는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올해 1월 하순부터는 기온하강과 적설 등으로 시설 채소류 수급량이 감소하고, 설과 정월대보름 등 명절 특수가 겹쳐 있어 2월 중순까지는 소비량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남해시금치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예상은 점점 현실화 되고 있다.

남해근 지역 공판장 시금치 평균 경매가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말 ㎏당 1150원에서 이뤄진 경매가가 1월 중순 1350원으로 200원 증가 했으며, 29일에는 지난해 가격의 80%선을 회복하는 ㎏당 2200원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추세는 오는 2월 19일 정월대보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대책=이번 시금치 가격 폭락 사태를 겪은 남해군은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농가 지원과 품질향상, 단 묶음 등 출하 방식 개선, 파종시기 조절, 품종 다양화, 타지 향우회를 통한 소비촉진 등 단기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대규모 특별판매촉진 행사이다. 남해군은 전국에 산재해 자리잡고 있는 향우회가 힘을 싣는 남해지역 우수농수산물 특판행사를 기획하는 판매촉진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3일 장충남 군수가 군 시금치관계자와 재경향우회 등과 함께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서울 시장님 남해 시금치 좀 사시죠”라며 지역 농산물 판매에 나서 큰 호응을 받았다. 이 특판 행사는 현재 서울·부산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남해군은 이러한 단기 대책과 함께 중장기적인 대책도 강구하고 있다.

먼저 시금치 재배계약 및 공선출하조직 확대를 통한 출하물량 분산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서면 1개소의 출하조직을 남해읍과 남면까지 확대해 최종 3개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온 오프라인 등 매체를 활용해 시금치 홍보 및 마케팅 지원을 강화하고, 시금치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을 추진한다. 그리고, 경남도가 시행 예정인 ‘농산물 수급안정 및 최저가격보장제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웅재기자





 
남해 시금치 홍보단이 지난 29일 서울 상생상회 앞에서 판촉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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