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대우조선 한가족 체제 추진
현대중공업·대우조선 한가족 체제 추진
  • 강진성
  • 승인 2019.01.3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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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현대重 기본협약 체결, 중간지주회사 산하 체제로
삼성중, 투자제안서 검토 …“인수 참여여부 검토”
20년 간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과 인수합병 절차에 들어간다.

◇인수합병 협약체결=31일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을 조건부로 인수합병한다는 기본협약서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은 산은이 대우조선을 민영화한다는 확고한 의지에서 시작됐다. 대우조선은 IMF구제금융체제에서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자 정부관리 산하에 들어갔다. 인수합병이 최종 확정되면 20년 만에 다시 민간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는 기존 인수합병과는 다르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중간지주회사 격인 ‘조선통합법인’을 공동으로 설립해 그 아래에 둔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이 현대중공업으로 흡수되면 구조조정 등으로 노조 및 지역사회가 반발할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중간지주사 관리 체제로=조선통합법인 아래에는 기존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중공업, 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에 대우조선이 포함된 4개 계열사 체제가 된다.

이에대해 현대중공업그룹은 “국내 조선산업의 경쟁력 회복 필요성에 대한 하나의 답안으로 어느 한 기업이 다른 한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구조의 거래를 추진해 통합의 시너지효과는 극대화하면서 경쟁의 효과도 함께 살려나가는 방식으로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제고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통합법인은 산은이 대우조선 주식을 현물 출자해 만든다. 규모는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 지분의 55.7%(5973만 8211주)다. 또 산은은 최대 2조 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자금도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앞으로 상환전환우선주 1조2500억원 규모와 보통주 600만9570주 등을 발행하기로 했다.

◇메머드급 조선사 탄생=산은의 대우조선 민영화 방침은 국내 조선업 재편과도 연관돼 있다. 2016년부터 조선업이 위기를 겪으며 산업 구조조정 요구가 있어왔다. 지난해 수주 회복이 되고 있지만 산업계는 여전히 조선업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두 회사는 세계 1·2위 점유율로 합병시 메머드급 규모의 조선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수주잔량은 현대중공업그룹 1114만 5000CGT로 전세계 물량의 13.9%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대우조선은 584만 4000CGT(7.3%)다. 두 회사를 합치면 점유율은 21.3%가 된다. 3위인 일본 이마바리조선소 물량(525만 3000CGT)보다 3배가 넘는다.

이와함께 기대되는 것이 시너지 효과다. 연구개발 통합, 중복 투자 제거,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재료비 절감 등을 기대하고 있다. 결국 기술공유과 원가절감으로 수주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시너지효과를 통해 조선합작법인을 종합엔지니어링 회사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또 다른 시너지는 방산분야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함정, 잠수함 등 생산에서 경쟁자다. 해군이 발주한 대형 함정과 잠수함은 대부분 이 두 곳이 맡아왔다. 방산분야는 사실상 대우조선이 앞선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발표한 세계 100대 방산업체 중 85위에 올랐다. 현대중공업은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 인수시 명실상부 최고 방산업체가 되는 셈이다.

◇삼성중 “인수 참여여부 검토”=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과 기본협약서를 체결했지만 다른 여지도 남겼다. 삼성중공업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협의할 수 있다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이날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제안서를 받아 검토에 들어갔다.

삼성중공업은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며 인수 참여 여부 결정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강진성·김종환기자




 
31일 현대중공업그룹이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기본협약서를 체결했다. 사진은 이날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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