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파업 장기화…피로감 쌓이는 시민들
시내버스 파업 장기화…피로감 쌓이는 시민들
  • 정희성
  • 승인 2019.02.0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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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버스·시청 출입 제한 불편…‘강대강’ 대치 사태 해결 안갯속

삼성교통의 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시민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교통은 지난달 21일 “진주시가 표준운송원가 소급 지급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전면 파업에 들어갔고 진주시는 삼성교통이 운행하는 32개 노선에 98대의 무료 전세버스(관광버스)를 긴급 투입했다. 시민사회와 진주시 시민소통위원회의 중재에도 양측은 서로의 주장만 되풀이 하며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시민들의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우선 전세버스에 대해 불만이 늘고 있다. 전세버스의 경우 출입문이 앞쪽 한 군데만 있어 노약자들이 승하차 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또 불친절, 배차 시간 미준수, 승강장 미정차, 난폭운전, 등을 주장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지난달 31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류장 무단 통과, 장시간 운행 정지 등을 목격했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민 최모(63)씨는 “무료라서 좋긴 한데 통로가 좁고 문이 앞에만 있어서 사람들이 많을 때는 타고 내리기가 시내버스보다 더 불편하다”고 했다.

평거동에 사는 한 시민은 “설 전에 신안동에서 진주 여자중학교로 넘어가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시내버스를 대신한 전세버스가 역주행을 해 깜짝 놀랐다”며 “자칫 대형사고가 날 뻔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시민은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맞은편 차선에 불법 주차된 차량이 있었다”며 “갑자기 전세버스가 중앙선을 넘어왔다. 차선을 지키며 운행하는 차량에 대해 경적을 울리며 위협 운전을 해 무서웠고 불쾌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께에는 한 시민이 전세버스에서 깜빡 잠이 들었는데 운전기사가 이를 확인하지 않고 방치해 버스에 갇히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 시민은 종점에서 잠이 깼지만 버스 문이 잠겨 내리지 못해 결국 경찰에 연락해 버스를 빠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 출입 제한도 길어지면서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삼성교통 노조원들이 지난 22일 시청 1층으로 불시에 들어와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하자 진주시는 다음날인 23일부터 재발 방지를 위해 시청 정문과 민원실로 들어오는 입구를 제외한 모든 입구에 셔터를 내리고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1층에도 민원실만 개방했을 뿐 2층으로 통하는 계단과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길목을 차단했다.

특히 오후에 시청을 찾는 민원인들은 낯선 풍경에 당혹감을 나타내고 있다. 매일 오후 2시가 되면 시청 앞 광장에서 삼성교통 노조원이 집회를 여는데 진주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공무원들을 1층 복도에 대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시청을 찾은 김모씨는 “1층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당황했다”며 “진주시민으로서 시내버스 파업이 빨리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진주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파업이 빠른 시일 내에 종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관광버스이다 보니 불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무료로 이용하는 만큼 그 점에 대해서는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전세버스 기사들이 운행 전에 항상 근무수칙을 읽는다. 또 기사들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교대근무도 하고 있다”며 “이를 어기는 업체는 즉각 퇴출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청 출입 제한과 관련해서는 “당분간 현 상태가 계속 유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진주시 자원봉사단체들은 7일 삼성교통 파업과 관련해 노조에 정상운행을 촉구하는 동시에 시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펼친다고 밝혔다.

진주시 36개 단체, 1만 600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진주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는 8일부터 매일 36명씩 삼성교통 파업이 종료될 때까지 임시 시내버스를 운영하는 부스에서 봉사활동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협의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삼성교통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됨에 따라 불편해소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정희성기자

 

진주시청 공무원들이 7일 1층에 모여서 삼성교통 노조원들의 집회가 끝날 때가 기다리고 있다. 공무원들은 집회가 끝난 오후 4시 이후에 각 부서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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