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 서부경남KTX는 ‘희망’의 다른 이름
[아침논단] 서부경남KTX는 ‘희망’의 다른 이름
  • 경남일보
  • 승인 2019.02.1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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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경상대학교 총장)
지난해 3월 29일 경남도청 관계자와 함께 정세균 국회의장을 방문했다. 남북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 조기 건설을 촉구하는 ‘350만 도민 50년 염원’이 담긴 서명건의서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지난해 1월부터 ‘남부내륙철도 성공기원을 위한 100인 위원회’ 공동위원장 6명 중 한 명이었다. 남녘에는 벚꽃이 피고 있었지만 서울에는 아직 매화가 한창이었다. 꽃샘바람이 얇은 옷을 파고들었다.

9월 20일에는 진주 차 없는 거리에 섰다. 계절로는 가을이었지만 한여름 더위가 가시지 않았다. 서부경남KTX를 염원하는 진주시민들이 결의대회를 열었다. 시민들은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렸다. 서명지에 이름과 주소를 적기 위해서였다. 시민들의 열기는 늦더위보다 뜨거웠다. 50년간 철도교통의 혜택에서 소외되어 있던 서부경남 도민들이 각각의 방식으로 정부를 향해 뜨거운 의지와 열망을 전달하던 시기였다.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공청회, 설명회, 토론회, 결의대회, 서명운동, 간담회가 줄을 이었다. 나는 많은 행사에 직접 참석하여 힘을 보탰다. 정치권과 행정이 앞장섰고 상공계와 학계가 뒷받침했다. 사실은 누가 앞장서고 누가 뒤따랐다고 할 수 없다. 모두가 어깨를 나란히 하여 미래로 나아가고자 했다.

마침내 정부가 움직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은 엄격한 선정기준을 세우고 지자체와 협의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조기착공을 지원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기나긴 염원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때 이르게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1월 29일 서부경남KTX는 예비타당성 조사 없이 건설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지금부터 서둘러 준비하면 2022년 상반기에 착공하고 2028년쯤 개통될 것이라고 한다. 9년이나 남았다. 서울~진주는 2시간으로 현재 3시간 30분보다 1시간 30분 줄어들고 서울에서 거제까지도 2시간 30분이면 충분해진다. 서부경남 지역으로서는 가히 교통혁명이다. 서부경남 지자체와 상공계, 학계 등은 이제 이 교통혁명을 지역산업 발전으로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과제를 안았다. 이 교통혁명이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 문화, 교육, 의료 등 사회인프라와 인구가 지방으로 분산되는 파이프가 되도록 해야 한다. 김천에서 거제에 이르는 구간에 위치한 각 지역의 관광산업이 발전하고, 지역주민의 정주여건도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당초 목적을 최대한 달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경상대는 서부경남KTX 예타 면제 결정이 나자마자 즉시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서부경남KTX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지역 균형 성장과 지역에 대한 투자 확대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서부경남의 숙원사업으로서 지역 우수인재 유치·육성, 지역이 필요로 하는 우수인력 배출·공급, 지역산업·경제 활성화, 지역 정주여건 개선·강화 등 선순환 발전생태계를 구축하는 초석이 되어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특히 경상대는 지역 성장의 중요한 주춧돌인 서부경남KTX의 조기 착공과 완공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학이 가진 인적·물적 역량이 서부경남KTX 완공 이후의 삶과 생태까지 예측하고 실수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하도록 해나갈 것이다.

1966년 11월 9일 김천에서, 10일 진주에서 김삼선(김천~삼천포) 철도 기공식을 각각 열었지만 전체 공정 1%도 채우지 못하고 재원조달 실패로 공사가 중단됐다. 50여 년 전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면서 서부경남KTX 건설사업의 성공을 기원한다. 우리들에게 서부경남KTX는 희망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설날 차례상 앞에서 가족, 친지들과 함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어서 무척 다행이었다.

 
이상경(경상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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