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부동산 시장 ‘빙하기’
경남지역 부동산 시장 ‘빙하기’
  • 황용인 기자
  • 승인 2019.02.10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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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초기 분양률 전국 최하위
깡통전세·역전세 현상 확산 조짐
가계부채 주요 리스크…당국 긴장
경남지역 부동산 시장이 아파트 전셋값 하락과 초기 분양률 저조로 긴 빙하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부지역에서는 깡통전세와 역전세 현상이 심화되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10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경남의 민간아파트 초기 분양률은 33.3%로, 전국 평균치는 85.6%를 훨씬 밑돌며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남은 전 분기 대비 10.0%포인트 올랐으나 지난해 4분기보다는 16.9%포인트 내려갔다.

광역시와 세종을 제외한 지방의 초기 분양률이 61.4%를 보여 대체로 저조했지만 경남은 특히 심했다. 충북과 전북이 각각 93.3%, 89.4%로 선방한 반면 충남(52.7%)과 경북(56.1%)은 50%를 겨우 넘겼다. 강원은 41.5%, 경남은 33.3%로 초기 분양에 성공한 가구가 절반에도 한참 못 미쳤다.

반면 서울과 인천의 초기 분양률은 100.0%의 완판 기록을 세웠다. 경기지역 초기 분양률은 95.3%, 수도권 전체 평균은 96.4%를 보였다. 광주 99.1%, 대구 97.2%, 부산 95.5% 등 5대 광역시도 평균 97.0%로 좋은 성적을 거둬 경남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분양률은 분양 기간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률을 말한다. HUG가 주택분양보증서를 발급한 후 입주자 모집승인을 받아 분양한 30가구 이상의 전국 민간아파트를 조사 대상으로 한다.

‘역(逆)전세난’ 과 ‘깡통전세’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2년 전 전세가 밑으로 내려가는 깡통전세와 갱신 시기 전세가가 2년 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역전세는 거제와 김해 등에서 도내 타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잇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포럼이 발표한 전국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에 따르면 경남지역의 지난해 12월 전셋값은 2년 전인 2016년 말 대비 12.7% 하락했다.

전셋값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2년 전 여름 정점을 찍었던 전셋값을 받아줄 새 수요자가 없는 상황에 빠졌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추가대출이라도 받아 전세금을 마련해야 하지만, 정부의 유주택자 대출규제로 이 역시 힘든 상황이다. 결국 집주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주택을 급히 처분하면서 부동산시장 전반이 침체하리라는 비관적인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 갭투자자들의 경우 전세가 하락에 따라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분쟁으로 비화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셋값 하락으로 집주인이 새로 전세금을 받아서 나가는 세입자에게 돌려주지 못한다”면서 “여기에 집값까지 동반추락하면 ‘깡통전세’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전세난과 깡통전세가 부동산 시장 침체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도 올해 가계부채의 주요 리스크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 일명 ‘깡통전세’와 역전세난의 실태를 파악하고자 조만간 조사에 착수한다.

당국은 상황이 좀 더 심각해질 경우 역전세 대출을 하거나 경매 유예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0일 “현재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깡통전세·역전세 등 상황에 대해 조만간 실태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역전세와 깡통전세 등 상황을 우려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면서 “다만 현재는 이런 상황이 시스템 리스크로 비화하는 단계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고 비상 상황에서 단계별로 제시할 대책을 담은 컨틴전시플랜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용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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