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봉명다원 원장)
오천년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우리민족은 설과 추석이라는 아름다운 전통을 갖고 있다.
설 명절이 지나갔다. 예전과는 달리 긴 명절 연휴기간 동안 해외여행이 러시를 이루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미풍양속이 사라져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 설 풍경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잠시 고향을 떠났던 자녀들과 이웃, 친구들이 다시 만나 맛난 음식을 먹으며 서로 인사를 나눈다. 마을 한쪽에선 윷놀이와 제기차기, 연날리기를 하면서 정을 나눈다. 때로는 강가로 나가 썰매를 타면서 행복한 날을 이어간다.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 중 하나인 설은 이처럼 소중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것이다. 결코 사라져서는 안 될 우리의 풍습이자 얼이다.
어른을 섬기고 이웃들과 나누는 정이야 말로 설이 가진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친구들과 짝을 이뤄 마을을 돌며 어른들에게 절을 하면 어느새 배가 부르고 주머니도 불룩해졌다. 설 명절은 우리 삶의 문화와 정신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이 해외에서 돌아올 때에는 현지에서 느꼈던 감동과 환희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김없이 손에 손에 들려 있는 것은 외국에서 구입한 외제 물건들이다.
그 중 하나가 커피문화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온 이후론 온 나라가 커피 천국이 되었다. 대형 커피점서부터 프랜차이즈 커피점까지 온 나라가 커피 문화가 뒤덮고 있다.
그 사이에 우리 고유의 차는 한쪽으로 밀려나는 형편이다. 우리의 전통 차가 집안에서 달이는 불편함을 극복하지 못한 탓과 장소의 탓도 있겠지만 우리가 편리함에 더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편리함도 좋지만 때로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마시는 차 한 잔이야말로 진정한 우리 인생의 맛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시 한번 우리전통 문화에 대해 생각해본다. 불편하고 거추장스럽다고 외면하지 말고 설 명절의 좋은 의미를 되살리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전통차도 마찬가지다. 예를 갖추면서 차 한 잔을 나누며 공경과 사랑의 마음을 가져 볼일이다.
김선미(봉명다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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