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생산에 1년 새 가격 급락, 전국 최대생산 진주 금곡 타격
올해 2만 3000박스 폐기처분…농가 “가격 안정조치 서둘러야”
올해 2만 3000박스 폐기처분…농가 “가격 안정조치 서둘러야”
전국 주키니 호박 생산의 40%를 담당하고 있는 진주시 금곡면 농민들이 가격이 급락하자 자식같은 주키니 호박을 폐기처분하고 있다.
진주 금곡농협은 지난 7일부터 농민들로부터 매입한 호박 1만 5000여 상자(10㎏ 한 박스)를 11일 폐기했다. 지난달 1차 폐기한 8000상자까지 포함하면 폐기분량은 총 2만 3000상자에 이른다.
이날 금곡농협 관계자들과 농민들은 매입한 주키니 호박 1만 5000여 상자를 트럭과 경운기에 실어 논으로 향했다. 이후 논바닥에 주키니 호박을 쏟았고 트랙터로 호박을 뭉개 바닥에 파묻었다.
금곡농협은 지난달 2일부터 이날까지 2차례에 걸쳐 주키니 호박을 매입해 폐기처분했다.
이번 폐기처분은 지난해 이맘때 한 상자당 2만원~2만 2000원이었던 주키니 호박이 올해 3000원~4500원(지난주 기준)까지 떨어져 수급조절에 나선 것이다.
농협은 1차 폐기처분 당시 한 상자당 4000원에 8000상자를 매입해 땅에 묻었다. 이날 2차 폐기처분에서는 1만 5000여 상자의 주키니 호박을 5000원에 매입해 처분했다.
지난해 가을 태풍으로 딸기와 고추 생산 농가들이 피해를 보자 대체작목으로 주키니 호박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수확에 들어간 주키니 호박의 공급량이 예년보다 폭등했다는 게 농가의 설명이다.
한 농민은 “지난해 태풍 콩레이의 피해를 입은 농가들이 주키니 호박 생산에 들어갔다”며 “생산 농가 증가로 생산량도 늘어 가격이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지금 울상이며 답이 없다고 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가격이 안정될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금곡농협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가격이 급락해 2차에 걸쳐 주키니 호박을 매입해 폐기처분에 들어갔다. 그나마 현재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가격 회복을 위해서는 산지 폐기처분이 전국적으로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