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카페'에 대한 유감
'동물 카페'에 대한 유감
  • 경남일보
  • 승인 2019.02.1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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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미(경상대신문 편집국장)
얼마 전 낚시 카페를 다녀온 친구에게 생생한 후기를 들었다. 남자친구와 즐거운 마음으로 데이트 하러 갔다가 점심식사도 하지 않고 돌아왔단다. 친구는 왜 참담한 기분으로 돌아왔을까?

낚시 카페는 실내에서 둥글게 둘러 앉아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곳이다. 시간당 가장 많은 물고기를 잡거나, 무거운 물고기를 잡거나, 가벼운 물고기를 잡는 사람 등을 추첨해 경품을 주기도 한다. 이렇게 낚은 고기는 어떻게 될까? 무게를 측정한 후 다시 풀장으로 돌려보내진다. 낚시 카페 고인 물속 물고기들은 ‘물-낚임-무게측정’이라는 굴레를 반복하다가 생을 마감한다. 수도 없이 미끼를 물었던 입은 너덜너덜하고, 죽기 전까지는 고인 물속을 탈출할 수도 없다. 친구는 죄책감 속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도망치듯이 그곳을 뛰쳐나왔다고 한다.

이렇듯 생명을 전시하고 체험하는 각종 동물 카페는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쉽게 소비되고 있다. 피터 싱어는 1970년대 후반 ‘동물권’을 주장했다. 동물도 지각·감각 능력을 지니고 있으므로 보호받기 위한 도덕적 권리를 가진다는 개념이다. 그는 저서 <동물 해방>에서 「모든 생명은 소중하며, 인간 이외의 동물도 고통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생명체」라고 서술했다.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카페의 동물들은 야생에서처럼 자유롭게 뛰지 못 하고 인간의 눈치를 보며 살고 있다. 지켜보는 우리에게는 귀여운 구경거리일지 모르지만 이는 학대다.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로 인해 동물들은 지키고 무기력해지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여행하는 프로그램인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출연한 한 독일인은 “정말 특이하다. 독일에서는 이런 카페는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카페가 생긴다면 바로 동물보호단체가 올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독일의 경우 2002년 ‘국가는 미래 세대의 관점에서 생명의 자연적 기반과 동물을 보호할 책임을 가진다’라는 내용을 세계 최초로 헌법에 명시해 동물권을 보장한 바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동물권을 보장하기 위한 움직임이 늘고 있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등 관련법 개정으로 카페 등 동물원이 아닌 시설에서 야생동물을 전시하지 못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동물원 시설과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동물원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춘 동물원 전문검사관 제도도 추진된다. 환경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도 자연환경정책실 세부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인간만으로는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가볍게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멀리 가지 않고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각광받고 있는 동물 카페들. 그러나 과연 이런 장점이 생명보다 소중하고 큰 가치가 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때다.


강소미(경상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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