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의미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의미
  • 경남일보
  • 승인 2019.02.1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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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필숙 ((사)밀양독립운동사연구소 부소장)

1919년 3월 1일, 탑골공원에 모인 수천의 성난 군중은 일제의 지배에 저항의 깃발을 들었다. 일제는 이를 폭력으로 진압하면서 우리 민족으로 하여금 스스로 무기를 들게 만들고 이를 근거로 처벌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평화적으로 시작된 3·1만세운동은 전국의 중소도시를 너머 농촌으로 확대됐다. 전국 방방곡곡은 물론 국외로까지 확대됐던 대한독립의 목소리는 제1차 대전 후 열렸던 ‘파리강화회의’에도 전해졌지만 열강들은 패전국의 식민지에만 민족자결을 인정해 ‘대한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만세운동은 역사적으로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 첫째, 민주공화주의를 확대시켰다. 일제강점기 동안 저항하던 사람들 중에는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을 경우 어떤 정치형태의 정부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했고 고종의 밀명으로 만들어진 ‘독립의군부’의 경우는 고종을 다시 황제로 모시는 ‘제국’을 세우려 했다. 박상진·채기중·황상규 등이 중심이 된 ‘대한광복회’는 백성이 주인되는 ‘민주’와 일정한 임기 동안 통치하는 ‘공화’주의를 주창했다. 이러한 대립은 3·1운동을 계기로 ‘민주공화주의’로 귀결됐고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우리 역사 최초로 민주공화정으로 출범하게 됐다.

둘째, 대한민국임시정부를 탄생시켰다. 3·1운동이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자 그에 따른 피해도 컸다. 사망자가 약 7500여 명, 부상자가 약 7500여 명이 희생됐다. 이에 따라 민족운동을 주도할 구심점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각지에서 임시정부가 수립됐다. 이에 4월부터 통합 논의가 이루어져 상하이에 세워진 대한민국임시정부로 통합됐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인 4월 11일이 바로 상하이에 수립된 이 정부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법통은 서울에 세워진 한성정부, 그리고 연해주에 세워진 대한국민의회를 통합해 프랑스 조계 내에 설립됐다. 셋째, 3·1운동의 평화적 시위로는 일제 강도를 몰아낼 수 없다고 판단한 수많은 젊은이들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무장투쟁 준비를 했다. 봉오동 전투, 청산리 전투와 같은 무장투쟁의 승리를 가져왔고 의열단을 비롯한 각종 의열투쟁이 전개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넷째, 3·1운동의 마지막 단계에서 끝까지 투쟁한 사람은 이 땅의 농민과 노동자였다. 만세시위를 통해 이들은 자신들의 투쟁이 일제의 통치방식을 바꾸는 등 일정한 성과를 거두게 되자 스스로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게 됐다. 그들의 역사적 자각은 그들로 하여금 역사 속 주인임을 깨닫게 되면서 스스로를 위한 사상이 필요하게 됐다. 이로 인해 지식인뿐만 아니라 노동자, 농민 등도 사회주의 사상에 접근하는 계기가 됐다. 다섯째, 3·1만세운동은 일제의 통치방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무자비한 무단통치로 인해 조선민중의 민족적 저항을 무마하겠다는 일제의 계획이 무색할 만큼 만세시위는 걷잡을 수 없는 민족운동으로 변하자 일제는 우리 민족을 속여 서로를 이간질하며 대립하게 하는 문화통치를 실시했다. 이에 소수의 친일파를 육성해 우리민족끼리 대립하여 분열하게 하는 정책을 폈다. 여섯째, 3·1운동은 서구제국주의에 대항한 최초의 저항운동으로 중국의 5·4운동과 인도 간디의 비폭력 불복종 운동의 선구가 되었다. 이처럼 3·1운동은 단순한 만세운동이 아니었다. 그리고 100년이 흘러 그 기념일을 앞두고 있다.

올해는 대한민국의 법통인 3·1운동과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위대한 100년, 더불어 함께 잘사는 새로운 100년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경남도와 경남도교육청에서 실시하는 기념식은 물론 각 지역에서 행해지는 100주년 기념 행사에 도민 모두가 참여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비극의 역사를 또한 이를 극복한 자랑스런 역사를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남도민의 참여가 100년 전 그날의 함성을 되살리며, 새로운 100년을 위한 민족정신을 일깨우는 또 하나의 메아리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최필숙((사)밀양독립운동사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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