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과 창업, 도전과 시련 그리고 미래
기술혁신과 창업, 도전과 시련 그리고 미래
  • 경남일보
  • 승인 2019.02.1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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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객원논설위원·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술혁신은 일찍이 창조적 파괴로 유명한 슘페터 교수가 ‘해도(海圖)에도 나타나지 않는 바다(uncharted sea)’라고 하여 자본주의 사회와 산업의 성장발전 동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식기반의 4차산업혁명이 깊숙이 전개되고 있는 이 시대에서도 기술혁신은 여전히 추동력의 핵이다.

혁신기술은 제조업 공정 가운데 적용되기도 하고 새롭게 창업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더러는 사업화되지 못한 채 사장되거나 묻혀버리는 경우가 있다. 첨단신기술일지라도 전통기술과 생산체계를 파괴하면서 새롭게 혁신을 일으켜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다는 말이다. 첨단신기술은 혁신적 아이디어를 갖고 새로운 발명과 도전과 노력으로 이루어낸 산물이다. 결과적으로 그것을 활용한 도전과 창업만이 새로운 바다를 개척할 수가 있다.

아이디어의 실현으로 빚어진 ‘기술혁신’이 기존 공정이나 생산라인에 신기술로 적용되고 활용되는 반면에, ‘창업’이란 아이디어 자체를 보유하고 있는 자원과 결합하여 사업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단순 아이디어로 시작하는 창업은 기술혁신의 결과를 활용한 창업보다 리스크나 실패의 소지가 크다.

단적인 예로 “현재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도산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라는 통계 발표의 배경에는 그러한 창업 동기와 특성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OECD기준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은 2017년말 기준 25.4%이다. 미국(6.3%), 영국(15.4%), 일본(10.4%)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배경에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등에 따른 생계형 자영업자 창업이나 취업난으로 인한 창업이 증가하였고 아이디어나 프랜차이즈 활용형이다 보니 실패로 쉽게 이어지는 것이다. 아이디어 창업자들만 실패하는 게 아니라 그런 창업으로 인해 기존 생계형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게까지 린치를 가해서 더 큰 문제가 된다.

전통제조업의 중심, 경남의 제조업경기가 날로 떨어지고 새로운 모멘텀이나 동기부여도 없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전통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경남 주력업종 대부분이 장치산업이고 산업화 과정에서 경쟁력을 갖던 기술수준에 머물면서 중국 등 신흥국에 쉽게 모방되고 잠식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새로운 기술개발과 흡수 및 이전·사업화가 묘연하면서 그간 우수한 숙련근로자들이 빚고 생산하던 제품의 수출시장마저 무너져가고 있다.

결국 도내 기계산업과 제조업이 새롭게 태어나려면 해도에도 없는 새로운 바다, 새로운 신천지를 발견해내는 기술혁신 외에 달리 방도가 없다. 단순 아이디어나 기술지도에 의한 창업으로는 성공가능성이 매우 낮다. 게다가 지금은 조석으로 떴다가 사라지는 4차산업혁명의 최첨단기술의 시대이다. 기술창업은 매우 치밀해야 한다. 아이디어창업의 폐해를 줄이고 제조업에 기술혁신을 증진하는 대안으로 경남TIPS타운 조성이 있다. 창업보육을 책임지는 일종의 스타트업타운과 같은 것이다.

팁스프로그램은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으로 이스라엘 방식인데, 민간이 투자하고 대학과 출연(연)이 보유한 기술을 사업화하고 기술기반 창업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으로, 여기에 중기부, 산업부, 과기부가 연계하는 사업이다. 중기부는 현재 서울 역삼동에 이어 대전에 팁스타운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 도에는 창원(동남산단 전시장 중심)이나 진주(혁신도시와 뿌리센터 중심)가 적소이다. 팁스타운과 같은 개방혁신과 창업성장의 플랫폼 조성은 주력 경남산업에 당장, 그리고 반드시 필요로 하는 미래 기반임에 틀림없다.
 
송부용(객원논설위원·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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