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 되는 플라잉카(flying car) 시대
현실화 되는 플라잉카(flying car) 시대
  • 경남일보
  • 승인 2019.02.1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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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중(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교통량의 증가로 명절이나 주말에 장거리 운행을 하는 경우 많은 교통 체증을 경험하게 된다. 꽉 막힌 도로 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노라면 갑갑하기도 하고 피로도 누적되면서, 새처럼 하늘을 마음껏 날 수 있다면 빠른 시간에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상이 빠르게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 플라잉카 시대가 눈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도로 위를 주행하던 차가 주행모드에서 비행모드로 전환하여 목적지를 향해 날아갈 수 있는 플라잉카가 개발되어 상용화 되고 있는데, 일부 플라잉카는 주문을 받아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라 한다.

플라잉카 상용화의 선두주자는 미국 MIT 공대 출신 5명의 졸업생이 2006년에 설립한 ‘테라퓨지아’와 네덜란드에서 2001년에 설립된 ‘팔 브이’다. 두 회사 모두 온라인 선주문을 통해 수백 대의 예약을 받았다고 한다. 테라퓨지아의 플라잉카 모델인 ‘트랜지션’은 공중에서는 고정익 비행기 형태로 비행을 하고, 지상에서는 날개를 접고 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도로를 달리는 비행기에 가까운 형상이다. 팔 브이의 플라잉카 ‘리버티’는 좀 더 자동차의 형상에 가까운데, 헬리콥터 형태의 회전 날개와 꼬리날개가 자동차에 모아진 형상으로 주행하다 꼬리 날개와 회전 날개를 펼쳐 비행을 하는 형태로 개발되었다. 두 플라잉카 모두 2인승이고 최고 속력이 160㎞ 정도로 비슷하며, 최대 항속거리는 트랜지션이 640㎞, 리버티가 500㎞라 한다.

사람이 운전하던 자동차에서 자율 주행 자동차로 변화하는 것처럼 자율 비행체 형태의 플라잉카 개발도 진행 중이다.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시스’를 자회사로 인수하여 자율비행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던 미국의 보잉사가 지난 달에 수직이착륙을 할 수 있는 자율비행체의 시험비행을 성공리에 완수했다고 발표하였다. 전기배터리로 구동되어 80㎞를 비행할 수 있는데, 헬리콥터와 드론, 고정익 항공기의 특성을 모두 갖춘 것으로 자동차보다는 비행체에 가까운 형태로 개발되었다. 첫 시험비행이라 1분 정도의 짧은 비행이었지만 보잉사는 올해 안에 2인용과 4인용 비행체를 개발하여 시험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독일의 스타트업 볼로콥터는 2017년 두바이에서 드론 기반의 2인용 자율주행 택시 ‘2X’의 첫 비행을 선보였는데, 5년 이내에 상업 운행을 할 계획이라 한다. 유럽의 에어버스는 지난 해 80㎞를 비행할 수 있는 ‘바하나’의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고, 일본의 토요타는 일본에서 열리는 2020올림픽 개막식에 맞추어 선보일 플라잉카의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고 한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은 지리자동차가 테라퓨지아를 인수해 플라잉카 시장에 깊숙이 뛰어 들었다. 이처럼 세계 각처에서는 곧 다가올 플라잉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플라잉카는 어떤 상황일까? 한마디로 조금은 암울한 상황이다. 시장이 활성화 된 뒤에 뛰어들어 빠른 속도로 뒤 따라 갈 수도 있겠지만 선구자적 역할을 감당하며 세계 기술을 리드하는데 동참하기에는 너무도 힘든 여건인 것 같다. 플라잉카의 신기술 개발 역사가 짧고, 우리의 관련 기반 기술도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라 적당한 투자와 제도적 뒷받침만 따라주면 좋은 결실을 얻어 차세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갈 수 있을 텐데 아직은 사회적 관심도 제도적 준비도 미흡해 안타까운 심정이다. 플라잉카라는 새로운 분야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기업의 과감한 도전과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시중(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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