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도시에서 역할에 대한 생각
[기고]도시에서 역할에 대한 생각
  • 경남일보
  • 승인 2019.02.2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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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화(창원시청 문화예술정책관)
가정에서 자녀를 양육하는데 있어서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있다. 이는 단순이 경제적 역할과 보육의 역할을 넘어, 정서적 역할까지 섬세하게 나눠서 돌아간다.

아빠가 자녀의 운동을 돕는다면, 엄마는 간식을 만들거나, 엄마가 자녀를 엄히 훈육하면 곧이어 아빠가 자녀를 자생하게 포용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는 또한 직무와 관계되는 역할뿐만 아니라 조직과 조직 간의 무수한 역할의 상호작용 속에 있다. 그러나 정부와 시장, 중간지원조직(비정부) 관계에 제 역할을 깜빡하여 크고 작은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종종 발견 할 수 있다.

최근 서울 남산골한옥마을 운영위탁 단체 선정에 있어서 많은 문화기획자(현장 플레이어)들이 화가 좀 났다. 문화기획자의 활동을 돕고 지원해야 할 지역 문화재단 즉 중간지원조직이 위탁사 선정에 있어 문화기획 회사와 함께 경합을 벌인 것이다. 이 경합은 건강한 새우들의 경합이어야 하는데, 갑자기 고래가 나타나서 새우를 초토화 시킨 것이다. 최근 뉴딜사업, 문화특화도시조성사업등 국비예산의 집행을 위해 전국에서 중간지원조직이 생겨나고 있다. 창원은 이미 도지재생지원센터가 있고, 문화도시지원센터가 준비 중에 있다.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즉 누가 시스템을 만들고, 누가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누가 참여하는 플레이어인지에 대해 역할을 한번 생각해 보자. 정부는 지역의 문화 사업을 집행하는 기관이 아니라 사업을 돕도록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반대로 지방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여 너무 많은 일(간섭)을 하는 것은 제 역할이 아니다. 또한 문화재단을 비롯한 중간지원조직이 직접 시민을 만나고, 시민의 활동을 도와야 할 것인데, 플레이어로 참여한다면 이는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이다.(물론 이것조차 하지 않는 재단들은 더욱 큰 문제이지만 말이다.)눈에 보이는 실적과 성과에 급급해 본질이 가려 제 역할을 넘거나, 역할을 방조한다면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갈증으로 남을 것이다. 이는 심의, 감독 역할을 해야 하는 정부의 각종 위원회의 위원이 플레이어로 개입하려는 것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중간지원조직을 통해 정책의 일관성, 전문성 측면에서는 매우 긍정적이지만, 각자 제 역할을 못 찾는 다면 건강한 새우들의 등이 터질 것임을 잊지 말자.
 
김경화(창원시청 문화예술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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