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경남의 3ㆍ1독립운동 ③진주(하)
[특별기획] 경남의 3ㆍ1독립운동 ③진주(하)
  • 경남일보
  • 승인 2019.02.2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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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함성, 아직도 생생히…
천대받던 걸인·기생까지 동참
진주 걸인·기생만세운동 자료사진. /경남일보DB

진주장날인 3월 18일 촉발된 진주의 만세시위는 밤늦도록 이어졌다.

진주지역의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뜻있는 열사들이 주도한 만세시위는 시간이 지나면서 전 계층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로 확산됐다.

일본 경찰과 군대는 진압에 나섰지만 밤이 되자 걸인들이 태극기를 들고 시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독립운동사 제3권 삼일 운동사(하)는 ‘18일 오후 7시 노동독립단의 군중대열이 나타나 시위를 전개하고 2시간 뒤에는 다시 걸인들이 나타나 시위를 전개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진주의 걸인 100여 명은 태극기를 휘날리며 ‘나라가 독립하지 못하면 우리는 물론 2000만의 동포가 모두 빈곤의 구렁에 빠져 거지가 될 것이다’고 외치며 거리를 누볐다.

다음날인 19일이 되자 진주읍내 상점가는 모두 문을 닫고 군중들은 오전부터 도청과 일본인 시설로 몰려들었는데, 당시 일본 측 기록을 보면 진주읍내에만 5000여 명의 군중이 봉기했다고 적혀 있다.

오후가 되자 진주 기생조합 소속 기생들이 나타나 태극기를 들고 남강 변을 따라 촉석루로 향했다. 일본경찰이 이를 가로막고 총칼로 위협을 가하자, 기생들은 “우리가 죽어도 나라가 독립이 되면 한이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진주문화사랑모임의 강동욱 문학박사는 “기생조합은 나라가 망할 무렵에 교방이 해체되자 교방의 노기들을 중심으로 조직한 것으로 뒤에 권번으로 그 맥이 이어진다. 진주 기생조합 소속 기생들은 진주 교방의 맥을 이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진주 기생들의 만세시위는 당시 매일신보에도 ‘기생이 앞서 형세 자못 불온’이라는 기사에 언급돼 있을 정도다.

‘십구일은 진주 기생의 한 떼가 구한국 국기를 휘두르고 이에 참가한 노소여자가 많이 뒤를 따라 진행하였으나 주모자 여섯 명의 검속으로 해산되었는데, 지금 불온한 기세가 진주에 충만하여 각처에 모여 있다더라’

사실 기생들의 독립만세 시위 참가는 진주에서만 있었던 일은 아니다. 멀리 수원과 해주, 가까이는 통영 등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하지만 진주기생들의 만세운동은 색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임진왜란 때 적장을 껴안고 남강에 투신한 기생 논개가 순국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진주의 기녀로 매국노 이지용의 첩이 되기를 거부한 ‘기생 산홍’이 있고, 3·1만세 의거 때는 기꺼이 태극기를 손에 들고 ‘대한독립만세’, ‘왜놈들 물러가라’를 목청껏 외쳤다.

사회적으로 천대받는 기생신분인데도, 나라가 그들에게 베푼 것이 없는데도, 그들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하며 만세시위에 동참했다.

그렇게 3·1운동의 진정한 가치는 주도층인 학생과 지식인을 비롯한 양반계층을 시작으로 걸인들과 노동자, 시민들 그리고 기생들까지 전 국민이 참여하는 민족운동으로서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김덕석 경남서부보훈지청장은 “진주의 만세운동은 서울 다음으로 가장 많은 군중이 결집되고 특히 걸인과 기생 등 당시 천민으로 멸시를 받던 이들까지 목숨을 내걸고 독립만세운동을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평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3·민족정신을 계승한 경남일보
1909년 10월15일 전국 최초의 지방신문으로 창간한 경남일보는 올해로 창간 110주년을 맞이했다. 나라를 일본에 빼앗긴 울분을 이기지 못한 초야에 은거한 선비 황현이 자결하면서 남긴 절명시를 게재하는 등 일제의 탄압 속에 정간과 폐간을 당했다.
경남일보는 해방 이후 재창간에 나서며 다시 부활을 알렸다. 재창간의 일자는 3·1운동의 거룩한 민족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해방 이듬해인 1946년 3월1일로 정했다.  

2017년 진주 걸인·기생만세운동 자료사진
진주 걸인·기생만세운동 자료사진. /경남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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